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직접 중대한 메시지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반발하고 있는 이른바 '리비아 모델'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모델이 전혀(at all) 아니다"라고 부인했고, 비핵화의 대가로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안전보장(protection)"을 제공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NATO) 사무총장을 접견한 뒤 기자들과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생각하는 모델이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날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나서서 "그것(리비아 모델)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입장을 직접 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에서, 우리는 그 나라를 파괴(decimate)했고 카다피를 지켜줄 합의는 없었다"며 "언급된 리비아 모델은 (대북 협상과) 매우 다른 협상이었다. 김정은은 그의 나라에 있을 것이고, 그의 나라를 계속 운영할 것이며, 그의 나라는 매우 부유하고 국민들은 엄청나게 산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보라"며 "산업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이는 '한국 모델'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리비아 모델은 매우 다른 모델이었고, 우리는 그 나라를 파괴했다. 우리는 카다피에게 절대로 '오, 우리가 당신에게 안전보장(protection), 군사력 등 모든 것을 제공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 이는 우리가 이라크에서 한 것과도 같은 일"이라며 "(이같은)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아마 (북한에) 적용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합의한다면 김정은은 매우 매우 행복해질 것"이라고 위협과 회유를 병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 모델'을 언급해 북한의 "반감"(김계관 외무성 1부상 담화의 표현)을 샀던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볼턴 보좌관이 그 말을 한 것은 문제가 생겼을 때를 가정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는 것을 용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따라서 발언의 의미는 사실 정반대"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안전보장'을 제공하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말하면서 "나는 많은 일을 할 의지가 있고 김 위원장도 그렇다. 그리고 나는, 우리가 회담을 가질 것이고, 그 회담에서 결과가 나올 것이며, 그가(김 위원장이) 안전보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좋은 관계를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 관련 질문을 받고서도 "나는 그에 대해 답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매우 적절한 안전보장을 받게 될 것이고, 우리는 그 모든 것이 어떻게 되는지 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협상을 타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아는 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변한 것은 없다. 우리는 아무 말도 들은 바 없다"면서도 "만일 회담이 이뤄진다면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회담이 되면 되는 것이고 안 되면 다음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 협상을 하고 있다. 회담은 열릴 수도 열리지 않을 수도 있는데, 열리지 않게 된다면 매우 흥미로울(interesting)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여러 정보 출처(source)들을 분석하고 있고, 한국으로부터 상황에 대해 듣고 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과의 협상 상황에 대해 "우리는 장소, 회담 방식 등에 대해 북한과 협상 중"이라고 밝히며 "북한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협상을 해왔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아직은 말해줄 수 없지만, 곧(very shortly) 말해줄 것이고 우리는 매우 빨리 알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편 "나는 북한이 중국을 만나고 나서 상황이 좀 바뀐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의 영향력"을 언급한 뒤 "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 간의 두 번째 북중 정상회담은 조금 놀라운 일이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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