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경 비핵화론을 주장해 북한으로부터 반발을 산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6일(현지시간) "우린 성공적인 회담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일을 하겠지만,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회담 목적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전날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을 경고한 데 대해선 "전혀 새롭지 않다"고 받아쳤다. 북한이 반발을 협상 전략으로 간주하며 미국 정부의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김정은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핵화에 동의한다고 말했다"며 "따라서 북한이 비핵화 약속에서 후퇴하면 우리는 알아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핵무기 등을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신속하게 가져올 수 있지만,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싱가포르에서의 북미 정상회담이 매우 짧게 끝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13일 ABC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 내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이 완전히 제거돼야 한다"면서 "모든 핵무기를 처분하고 해체해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에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해 북한의 정면 반발을 불렀다.
볼턴 보좌관은 "우리는 과거 정부들이 했던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점점 더 많은 보상과 혜택을 요구하는 사이 북한과 끝없이 대화를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날 자신을 겨냥한 담화를 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에 대해선 "문제 있는 인물"로 규정하면서도 "(김계관의 담화가) 북한의 생각이 바뀌었다는 신호일 수 있고, 회담 준비가 계속된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에 대해선 "우린 낙관적인 동시에 현실적이려고 하고 있다"며 "그것이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의 이같은 발언은 자신이 밝혀온 기존 입장의 재확인이지만, 북미 정상회담의 궤도 이탈은 원치 않는다는 속내를 함께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볼턴 보좌관이 주장하는 '리비아 모델'에 대해 백악관이 "그것이 우리의 모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공식 부인한 대목도 북미 협상의 판을 깨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여전히 유효하냐는 질문에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취소 여부에 대해서도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통보받은 것도 없다"며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자"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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