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장하는 이른바 '리비아식' 핵 폐기 모델에 북한이 공개적으로 반발한 가운데, 백악관은 이 모델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미국 방송 CNN은 16일(현지 시각)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나 "(리비아 모델)이 협상의 일부분인지 모르겠다"며 "나는 그것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어 "(리비아 모델)이라는 말은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특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일에(북한 비핵화) 일률적인 모델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트럼프 모델'"이라며 "그는 본인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이 문제를 가져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샌더스 대변인은 "앞서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우리는 100%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여러분도 잘 알겠지만, 그는(트럼프는) 최고의 협상가이며 그 점에 대해서도 매우 자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미국 방송 폭스뉴스에 출연해 "북미 정상회담 개최는 여전히 희망적이다. 우리는 계속 그 길로 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힘든 협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해왔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준비돼 있으며, 열리지 않는다면 최대의 압박 작전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이 리비아식 모델에 선을 긋고 나온 이유는 16일 오전 북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리비아식 모델을 언급하며, 오는 6월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김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며 다가오는 조미(북미) 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리비아 모델은 안된다'고 한지 하루만에 미국이 공식적으로 '리비아 모델은 생각 없다'고 답한 셈이다. 미국이 확인을 한만큼 북한도 이 사안을 구실로 미국을 계속 압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공개적인 방식으로 전개된 북미 정상회담 위기 국면도 일정 부분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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