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날치기, 손학규ㆍ김진표 사전 인지설 일파만파

공지영 '사전 인지설' 동조 트윗에 민주당 "유감" 표명

한나라당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날치기 계획을 사전에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알았다는 '음모론'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같은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고, 한나라당 지도부가 강행 처리 계획을 자당 의원들에게조차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같은 의혹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혹의 눈길이 사그러들지 않는 것은 그만큼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높다는 방증이다.

'김진표 사전 인지설'의 발원지는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다. 두 사람은 본회의가 기습적으로 열린 22일 오전 11시 FTA 처리 문제를 협상하기 위해 만났고, 이 자리에서 황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한나라당이 FTA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암시'를 주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22일 오후 본회의에서 야당이 사실상 속수무책으로 한나라당에게 당한 직후 서영석 전 <서프라이즈> 대표 등 일부 트위터리안이 양당 원내대표 회동이 있었다는 정황을 바탕으로 '김진표 사전 인지설'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결정타를 날린 건 황우여 원내대표. 황 원내대표는 다음날인 23일 기자들과 만나 "어제는 단독 기습 강행처리가 아니라 합의처리에 준한 것"이라며 "당일 김 원내대표에게 몇 시에 처리한다고만 안 했지 오늘 한다는 암시를 다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불을 지른 이들 중 하나가 소설가 공지영 씨다. 공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민주당 지도부의 사전 인지설을 리트윗하면서 "저도 전두환 전 대통령 때 고 유치송 민주한국당 전 의원 이후 손학규 대표 같은 야당 처음 본다"면서 "잘 몰라서 묻는 건데 한나라당서 파견되신 분, 맞죠"라며 손학규 대표를 비난했다. 공 씨가 트위터를 통해 올린 글은 <경향신문> 등을 통해 보도됐다.

사태가 이처럼 커지자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24일 관련해서 논평을 냈다. 이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한미 FTA 기습 처리가 있었던 11월 22일, 소설가 공지영씨가 트위터 상에 떠도는 루머를 리트윗하는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전파되어 진실을 밝힌다"며 "손학규 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기습처리 계획을 사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했으며, 당일 오후 3시경 한나라당이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한 후인 3시 20분경에야 본회의가 열린다는 통보를 받고 본회의장으로 달려간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이 대변인은 "언론 보도에 의하면, 한나라당 내에서도 극소수 의원들에게만 알리고 군사작전 하듯이 밀어붙였다는데 어떻게 민주당 지도부가 그 사실을 미리 알 수 있었겠는가"며 "공지영 씨는 우리 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명망있는 작가인데 중요한 사안을 사실 확인도 없이 트윗 내용 그대로 재인용함으로써 허위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트윗 상에 알려지고 일부 언론에까지 보도된 점에 대해 우리 민주당은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특히 공 씨가 손 대표를 비난한 대목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당원들이 직접 뽑은 제1야당의 대표를, 공지영 작가가 '한나라당에서 파견되신 분'으로 비하한 것은 명망있는 사회 지도층으로서 매우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언급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하면서 "진실이 이러하니, 공지영 작가께서 '사실에 근거한' 적절한 해명을 통해 국민들의 오해를 불식시켜 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