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엄 작가는 이전까지 급진적이지만 무분별하게 다원화 돼버린 현대인들의 생활양상과 문명의 폐해로 인한 환경 문제에 집중해 왔다.
최근 들어 현대인이라는 큰 주제의 틀은 유지하면서도 외적․물리적 환경 대신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존재’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Torso & Body’라 칭한 형상들을 통해 그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여성의 신체를 속이 빈 토르소로 그려낸 이번 전시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로세로 칸칸이 구획된 공간 속에 채워진 점들이 눈에 띈다.
이는 개인의 삶과 그것들이 하나하나 모여 사회가 되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팔, 다리, 얼굴 등이 없이 오로지 몸통만이 존재하는 속 빈 여인의 토르소는 마치 사회라는 제약에 의해 축약되고 정제되어져야 하는 개인의 삶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군립도서관 관계자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의 다양한 상상력을 펼쳐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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