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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압박하는 경제지들, 왜?

[기고] '빚내서 집 사라'는 것은 박근혜 정부로 족하다

최근 부동산 관련 기사를 읽다 눈길을 끄는 기사들을 발견했다. 우선 <이데일리>의 '뛰는 집값에 서둘러 내집 마련…자가 보유 61.1% ‘사상 최고’라는 기사(☞바로보기)는 부동산 시장의 현황을 충실히 설명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데일리>의 기사에 따르면 "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7년도 주거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작년 자가점유율은 전체 가구의 57.7%로 전년보다 0.9%포인트 증가했다. 자가보유율 역시 61.1%를 기록해 1.2%포인트 늘었다. 자가점유율과 자가보유율 모두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치"라고 한다. 이 신문은 이처럼 자가점유율과 보유율이 높아진 이유를 "집값 상승 기대감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또 "주로 저소득층이 실거주 목적의 내 집 마련에 적극 나섰다. 저소득층의 자가점유율은 47.5%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올라갔고, 중소득층은 60.2%로 0.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고소득층은 73.5%로 전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실거주 목적 외에 전세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자'도 늘면서 전체 임차가구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늘고 월세 비중은 줄었다. 한때 저금리 기조로 집주인들이 월세로 전환해 전체 임차가구에서 월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45%에서 2016년 60.5%로 급증했지만 작년에는 60.4%로 소폭 줄었다"라고도 보도했다.

<이데일리>기사를 요약하면 '저소득층을 포함한 시장참여자들이 향후 집값이 더 상승할 것이란 기대에 갭투자 등을 하면서까지 주택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덕에 자가점유율과 자가보유율이 2006년 이래 최고치다' 정도가 될 것이다.

<이데일리>에 비해 <헤럴드경제>의 '비 피하려는 국민들, 우산 빼앗은 정부'라는 제목의 기사(☞바로보기)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주문 내지 압박(?)성격이 짙다. 이 기사의 요지는 '내집을 꼭 마련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열망이 매우 높고, 그 결과 자가보유율이 상승했다. 그럼에도 내 집 마련에 대한 국민들의 욕망은 거의 모든 세대에서 강하다. 그런데 정부가 돈줄을 죄면서 주택구입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외면하고 있다. 정부가 돈줄을 죄자 오히려 청년과 신혼부부 등 주거취약계층의 삶이 더 팍팍해졌다. 청년들은 압도적으로 월세를, 신혼부부는 절반을 훨씬 넘게 전세를 전전하고 있다. 집값이 오르고 있는데 정부가 돈줄을 죄면 서민들의 내집 마련이 훨씬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헤럴드경제>는 저소득층까지 주택 구매에 나선 현실을 지적하며, 정부에게 서민들이 주택구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돈줄을 풀라고 노골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현황을 충실히 소개하는 듯한<이데일리>의 기사와 서민들이 주택구매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대출규제를 풀라는 <헤럴드경제>의 압박(?)을 통해 우리가 분명히 알 수 있는 건 하나다. 부동산 불로소득(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는 기실 부동산 불로소득의 추구와 다르지 않다)의 사유화를 방치하면 정말 대한민국이 절단날 것이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저소득층마저 빚내서 집을 사려하고, 너도 나도 부동산 투기에 나서는 현실을 그대로 두고 도대체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말이다.

'집값이 더 올라갈 것 같아서 집을 사야겠다'는 사람들에게 정부가 해줄 일은 대출 규제 완화가 아니라 보유세 강화를 통해 집값 상승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다. 부동산 불로소득 추구경향을 억제하는 최선의 묘방이 보유세이기 때문이다. 보유세 대폭 강화에 대한 로드맵이 나오면 집값은 안정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집값이 중장기적으로 안정될 전망이 높다면 빚내서 집 사려는 사람이 생길 까닭이 없다. 집값이 안정되면 부동산 과다보유자들이 가져가는 부동산불로소득의 규모도 줄어든다. 집값 안정이야말로 최선의 복지이자 재분배 정책인 셈이다.

따라서 보유세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인 재정개혁특위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 걸맞는 보유세 개혁안을 설계해 발표하는 것이 마땅하다. 또한 <헤럴드경제>등이 진정 서민들과 주거취약층이 근심된다면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를 풀라고 문재인 정부에게 주문할 것이 아니라 보유세 강화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것을 권고하는 것이 옳다. '빚내서 집을 사라'고 권장한 정부는 박근혜 정부 하나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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