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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통합 잰걸음…안철수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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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통합 잰걸음…안철수의 선택은?

[의제27 '시선']<105> 야권연대의 전망과 과제

10·26 서울시장 선거가 끝나자마자 야권연대 구축의 발걸음이 부쩍 바빠졌다. 내년 4월에 시행되는 총선 일정을 감안했을 때 그리고 그 총선 후보자를 공천해야 될 시간을 감안했을 때, 야권연대 구축의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총선 대비의 공천작업이 내년 1월부터는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면, 야권연대의 구축은 적어도 12월 말까지는 그 대강을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그런 만큼 지금으로부터 12월 말까지 약 2달도 못되는 기간 동안 추진될 야권연대 구축의 시도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향후 야권연대 구축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또한 그것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나?

야권연대 구축의 본격적인 추진에 즈음하여 우리가 무엇보다도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야권연대의 이상과 현실을 동시에 감안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개혁진보진영의 국민으로부터 요구받고 받고 있는 야권연대의 가장 이상적인 수준, 즉 그 최대치는 정당들뿐만 아니라 시민정치세력까지 포함한 개혁진보진영의 모든 세력들이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하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개혁진보진영의 승리가 보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상과 같은 국민들의 요구와 압력을 바탕으로 현재 '혁신과 통합'이 개혁진보진영의 모든 세력들을 연합정당 형태의 단일 정당으로 결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야권연대의 현실이 그리 녹록한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개혁진보진영의 각 정당간 이념적 정체성과 이해관계의 차이가 존재하고, 따라서 이 차이들을 좁히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튼, 지금까지 진행된 야권연대 구축의 시도는 다음과 같은 두 흐름을 형성해왔다.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의 통합을 통해 민주당이 새롭게 재편되어야 한다는 흐름과, 국민참여당까지 포함하여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간에 통합 진보정당이 결성되어야 한다는 흐름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이상과 같은 경과에 비추어 그리고 야권연대의 이상과 현실을 감안하여 향후 본격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야권연대는 어떻게 전개되어야 할 것인가?

▲ 왼쪽부터 손학규 민주당 대표, 안철수 서울대 교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시스

민주당의 선택: 다시 태어날 것인가? 고립될 것인가?

향후 야권연대 구축의 본격적인 추진과 관련하여 우리가 가장 먼저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은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 사이의 통합 그리고 이를 통한 연합정당 형태의 단일 정당의 결성이 제대로 이루어질 것인가의 문제이다. 안철수 현상과 박원순 변호사의 서울시장 당선이 시사하듯, 시민정치의 새로운 흐름이 강력하게 등장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기성의 지역정당으로서의 민주당이 이를 독자적으로 돌파하기는 역부족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민주당의 향후 생존과 발전의 관건은 '혁신과 통합'과 통합함으로써 그리고 이를 통해 시민정치의 흐름을 수용해나감으로써 미래의 새로운 정당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과정에서 민주당이 공천 지분 등 자신의 기득권을 상당 정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인데, 자신의 살을 스스로 도려내야 하는 민주당의 이 같은 결단이 마냥 쉬운 것만은 아니다. 따라서 민주당이 자신의 기득권 포기를 꺼려하여 '혁신과 통합'과의 통합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경우, 그것은 향후 민주당의 운명에 매우 치명적일 것으로 보인다. 시민정치의 부상에 의해 민주당이 더욱 더 과거의 구태 정당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혁신과의 통합'과의 통합을 통해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지 못할 경우, 그것은 야권연대를 요구하는 유권자들의 대거 이탈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경우 민주당의 운명은 고립과 급속한 약화가 아닌가 한다.

반면 민주당과의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혁신과 통합'의 운명은 어떠할까? 이와 관련하여 그들이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즉 '혁신과 통합'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포기하고 안철수 현상 및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의 시민정치 흐름과 결합했을 때, 그것은 민주당을 능가하는 새로운 흐름으로 부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 경쟁은 한나라당, 민주당, 그리고 시민정치의 새로운 흐름 사이의 경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큰 데,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제3의 정치세력으로 추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에게 있어 '혁신과 통합'과의 통합은 절대 절명의 과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진보정당의 통합은 가능한가?

그 동안 이루어졌던 통합 진보정당 결성의 노력은 일단 실패작이었다. 그 노력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그 과정에서 진보신당은 분열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태는 그것만으로 그치지 않았다. 지지부진을 면치 못한 진보정당들의 통합 과정을 보며 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크게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다수 유권자들의 관심은 서울시장 선거를 거치면서 안철수 현상과 박원순 변호사의 서울시장 당선 등 시민정치의 흐름으로 쏠렸다. 이 모든 사태의 결과, 통합 진보정당 결성을 통해 내년 선거 과정에서 보다 유력한 정당으로 부상하고자 했던 진보정당들은 현재 과거보다 더욱 위축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향후 진보정당들의 통합 전망은 어떠한가? 이와 관련하여 최근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그리고 진보신당 탈당 그룹은 그들 간의 3자 통합을 다시 시도하고 있다. 물론 그 시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그러나 그 동안의 진보정당 통합 노력이 유권자들에게 많은 실망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앞으로 통합 시도의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통합 시도는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국민참여당의 입장에서 새로이 시도되는 이 같은 통합 과정은 보다 신속히 진행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통합 진보정당 참여가 여의치 않을 경우 국민참여당은 '혁신과 통합'의 정당통합 운동에 참여할 것인지를 조만간 결정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총선 대비 야권연대 구축의 전망과 안철수의 선택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올해 12월 말 이전에 민주당이 '혁신과 통합'과 통합하고 진보정당들의 통합이 순조롭게 이루어진다면, 이후 총선 대비 야권연대의 구축은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모습을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재편된 민주당과 새로이 통합된 진보정당 사이에서 선거연대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재편된 민주당과 통합 진보정당 사이의 선거연대의 구축이 쉬운 일은 아니다. 양자 사이에 전국에 걸친 총선 공천문제가 조정되고 타협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 조정과 타협의 결과는 재편된 민주당이 통합 진보정당에 대해 어느 정도의 공천 배려를 해줄 수 있는가에 달려있을 것이다. 그것은 통합 진보정당의 경우 내년 총선의 목표를 원내 교섭단체 진입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이 총선 야권연대 구축의 과정에서 안철수 현상의 영향은 그 구축을 촉진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마음만 먹는다면 기성의 정치권 밖에서 제3의 정치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안철수 현상의 강력한 영향력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여러 세력들로 하여금 통합하고 연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권의 여러 세력 사이에 그 통합과 연대가 지지부진할 경우, 안철수 중심의 제3의 독자적인 정치 흐름 또는 안철수-박원순-'통합과 혁신' 중심의 제3의 독자적인 정치 흐름이 등장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정치의 일대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 경우 야권연대의 구축은 커다란 혼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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