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 당시, 남북한 간의 무력 불사용 및 불가침 선언과 관련해 "맹약"이라는 표현을 쓰며 "(남북한 간 무력 사용은)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르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0일 오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추미애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에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러 온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조 장관은 "북의 무력 불사용, 불가침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맹약'이라는 표현, '확약할 수 있다'는 표현을 썼다"며 "북이 무력을 사용한다면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르는 것 아니냐' 하는 표현도 김 위원장이 했다"고 추 대표 등에게 보고했다.
조 장관은 또 "문 대통령이 '판문점 선언'에 반영된 개성 연락사무소 말고도 '서울·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문제도 계속 협의해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고, 신(新)경제 지도 구상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김 위원장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1·2차 (남북정상회담)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정상회담은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그 근거에 대해 "양 정상 간 배석자 없는 대화가 있었고, 평화의집까지 오는 동안에도 두 분 정상이 대화를 나눴고 최대 15분 정도 배석자 없이 소통을 이어나갔다"는 점을 들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두 분 정상이 거기(도보다리)에서 말씀을 나누고 일정 때문에 다시 평화의 집으로 왔는데, 거기(평화의집)에서도 공동 서명을 바로 안 하고 다시 접견장에 들어가서 배석 없이 계속해서 얘기를 좀 더 나눴다"며 "(대화가) 제법 이어졌다. 제가 정확하게 시간을 재지는 않았지만 꽤 길게, 10분 이상 15분 정도(대화가 이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장관은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에서 "본인이 먼저 선제적으로 통 크게, 시원하게 입장들을 갖고 정상회담 임한 것으로 봤다"며 "한편으로는 합의문 (문구) 하나하나를 아주 꼼꼼히 파악하고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체크하면서 이행 문제까지도 챙겼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추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관심을 보인 남북 간 정당 차원의 교류 등과 관련해서는 "6.15 공동선언 기념식, 8.15 기념식, 10.4 정상선언 기념식 등 국회·정당 공동행사를 논의해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조 장관이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 장관은 또 이날 오후 바른미래당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는 김 위원장이 "보여주기식 대화는 할 생각이 없다"고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음을 전했다고 유 공동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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