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성추문과 학교규정을 상습적으로 어겨온 부산의 한 사립고등학교에 대해 부산시교육청이 중징계를 내렸다.
부산시교육청은 교사의 성추문 등 여러 논란을 빚은 부산지역 사립 A 고등학교에 대해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교장에 대해선 중징계, 교감 등 3명에 대해선 경징계, 교직원 10명에 대해선 경고와 주의 처분토록 학교법인에 요구하고 학교에 대해서도 기관경고와 개선권고 조치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A 학교 교장 등이 출장 중 근무지 이탈, 회계질서 문란 등 성실의무, 공무원 행동강령, 공공기록물 관리 규정, 개인정보보호법, 초·중등교육법, 학교 자체규정 등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진 데 따른 것이다.
감사 결과 A 고등학교 교장은 지난 2016년 7월 18부터 28일까지 11일간 학생들과 함께 호주 자매학교를 방문하던 중 7일간 근무지를 이탈해 부인과 함께 시드니에서 친지 방문과 관광 등 개인적인 일정을 보냄으로써 학생 현지교육 및 안전에 대한 인솔 및 관리자로서의 직무를 유기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학생회 선거에서 낙선한 후보 중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자녀 등 5명에 대해 학교규정인 '학생회 회칙'에 따른 대의원회 동의와 교사지도위원회 심의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의적으로 학생회 간부로 임명해 학생자치활동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교장은 학교장 표창 또는 교내 대회 수상자로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자녀, 학부모회 임원 자녀 등 특정학생들이 포함되도록 교사들에게 지시하고 학교규정에 명시된 포상심사위원회 심의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담임교사가 추천하지 않은 학생에게 '모범학생 학교장 표창'을 수여한 사례도 드러났다.
지난해 7월부터 3개월 동안에는 교사의 성비위 사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였음에도 교육청의 '성희롱예방지침'을 준수하지 않는 등 예방조치를 소홀히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부산시교육청은 A 고등학교 교감과 교사 2명이 교육청의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 지침'을 따르지 않고 부적절하게 성과상여금을 지급하고 특정학생 확인을 위한 영상정보처리장치(CCTV)를 무단으로 열람한 사실도 확인했다.
또한 학생들에게 줄 상품권 등 150만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한 후 이를 수당명목으로 교사들에게 부당하게 지급하는 등 회계질서도 문란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교사의 경우 지난 2014년 5월 8일 2학년 전체 학생을 강당에 모아 놓고 이성 교제를 하는 학생들에게 '엎드려 뻗쳐' 등 체벌을 가하고 교제를 그만두라고 강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부산시교육청은 감사에서 밝혀진 반강제적인 태권도 창의적 체험활동, 방과 후 수업 및 토요스쿨 강요, 야간자율학습 시간 화장실 출입 제한, 기숙사 위생 및 청소 관리 미흡 등 비교육적인 관행에 대해서도 개선할 것을 학교에 요구했다.
이일권 부산시교육청 감사관은 "학교장의 부당한 지시와 권한 남용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믿음과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앞으로도 학교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 감독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교육청은 교장에 대한 중징계 처분 요구에 대해 학교법인이 불응할 경우 법인 임원 취임 승인 취소 등 행정적 제재를 취할 방침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