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50여일 남은 시점에서 충남 천안지역 선거 후보자의 구설수와 논란 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뽑을 만한 마땅한 인물 없다'는 등 지역 곳곳에서 불만을 터뜨리면서 자칫 선거 자체에 등돌리는 유권자가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천안지역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천안시장 선거를 비롯해 2곳에서 국회의원 재보선 선거를 치른다. 서울 부산 영남 등 전국 10곳에 달하는 지역이 재보선을 치르지만 지역구 2곳이 한꺼번에 재보선으로 치러지는 곳은 천안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재보선 지역으로 결정 된 곳은 박찬우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공석이 된 천안갑 지역과 양승조 의원의 도지사 후보로 출마하면서 실시되는 천안병이다. '미니총선'이라 불릴만큼 굵직한 선거를 앞두고 있지만 지역구 출마 후보자의 잇따른 구설수와 후보간 네거티브 등이 난무하며 정책과 공약이 사라진 선거가 됐다.
천안시장의 경우 재선이 유력했던 구본영 천안시장이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지난 3일 구속됐다 풀려나면서 재선 순항에 제동이 걸렸다. 이 같은 틈을 타 상대 진영인 자유한국당 박상돈 후보와 같은당 전종한, 김영수 예비후보도 전방위로 선거 활동에 나서고는 있지만 민심 풍향계는 아직 이렇다 할 곳에 머물지 못하는 분위기다.
재보선이 치러지는 천안갑도 민심이 냉랭하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당 예비후보인 이규희 후보와 한태선 후보간 문자 발송 허위사실유포로 지난 13일 선관위에 고발한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이 예비후보가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예비후보는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로부터 각각 40만 원과 100만 원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청탁은 아니다, 빌렸다가 갚았다'는 등으로 해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예비후보 측도 음주운전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 4건의 범죄사실이 문제가 되자 지속적으로 반성과 사과의 입장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상대 진영인 한국당 후보에는 길환영 전 KBS사장과 유진수 한국당 부대변인이 선거전에 뛰어든 상태지만 지역 내 인지도가 생각만큼 높지 않은 탓에 지지세력 결집이 더딘 상태다. 또 바른미래당 예비후보로 나선 이정원 전 천안시의장도 유권자들에게 새바람을 일으키는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물급 후보 공천으로 한국당 승리를 노리던 천안병 지역도 이완구 전 총리가 23일 국회의원 재선거 불출마를 공식 선언해 한때 지역정가가 술렁이기도 했다.
이날 이창수 천안병 당협위원장이 보수의 결집을 노리겠다는 입장으로 출마를 공식 선언했지만 지역내 인지도가 막강했던 이 전 지사 불출마에 보수세력은 당혹스런 모양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박중현 천안을 당협위원장이 후보로 뛰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후보를 내세우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충남지사 출마로 지역구를 떠난 양승조 의원에게 자칫 책임을 지우려 한다는 의견까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 유권자 최모씨(58)는 "천안시장과 국회의원 재보선까지 투표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뽑을 후보가 이렇게도 없을 수 있느냐"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백년대계를 바라보고 정치를 해야한다는 것은 우리 일반시민도 다 아는 일인데 기존 구태 정치인들에게 의존하거나 도덕적 흠결없는 인물, 새로운 정치 신인 발굴하나 하지못했다는 것이 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뽑을 사람이 없다는 유권자들의 반응은 곧 선거 불참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 선거는 민심 동향 파악과 제1당의 운명이 오가는 중요한 선거인데 자칫 유권자들이 선거를 포기하는 사태가 나올까 걱정스럽다"며 우려의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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