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체제 수립의 전제인 한반도 종전 선언이 오는 27일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가진 미일 정상회담에서 "그들(남북)은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논의를 축복한다"고 공개했다.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로 종전 선언이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화한 것으로,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 승인을 한 것으로 해석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18일 기자들을 만나 "한반도 안보 상황을 궁극적인 평화체제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꿀 수 있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종전'이라는 표현이 꼭 사용될지는 모르겠으나 남북 간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 위한 합의를 포함시키기를 원하고 있다"며 "그런 표현이 이번 남북 정상회담 합의문에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번 특사단 방북시 김정은 국무위원장 스스로 '북한은 남한에 대해서 어떤 군사적 조치를 취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합의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남북간 합의만으로 끝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 이후에 당사자 간에 어떤 형태로 이것을 확정지을지를 검토해 나가고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종전 선언의 당사자로 "북한과 우리가 직접 당사자다. 가장 중요한 당사자"라면서도 "그러나 남북간 합의만으로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될 수 있느냐에 대한 다른 의견이 있다. 필요시 3자간, 더 나아가 4자간 합의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이날 지난주 미국을 방문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만나 "남북 정상회담 준비 상황을 공유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반도에서의 적대 행위 금지라든지 궁극적인 평화체제 구축 방안이라든지, 북한이 갖고 있는 (체제 안보)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경우 북한의 밝은 미래를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지 등 여러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고 했다.
이처럼 한미 외교안보 라인이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로 평화체제 구축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논의를 축복한다"고 언급함으로써 문 대통령의 평화체제 로드맵은 현실화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베를린 선언'에서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남북 정상회담 합의문에 종전 선언이 명시되고 5월 말,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구체화될 경우, 당사국인 남북과 주변국들의 논의를 거쳐 평화협정 체결로 완성되는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
특히 종전 선언과 함께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적 의제인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려면 북한의 체제보장 장치인 북미 수교로 나아갈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북한의 체제 보장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에 대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여러 방안을 연구·검토 중인데, 그중 하나가 북한이 갖는 우려를 어떻게 해소하느냐, 북한이 가진 기대를 어떻게 부응하느냐 하는 것"이라며 "그런 방안에 대해 다양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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