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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농단' 권오준 돌연 사퇴, '희생양 코스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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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농단' 권오준 돌연 사퇴, '희생양 코스프레'?

'동병상련' 황창규 KT 회장 검찰 소환 직후 긴급이사회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8일 돌연 사임의사를 밝혔다. 긴급임시이사회를 열어 사퇴를 승낙받은 형식이었지만, 재계에서는 '요식행위'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권의 압박에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니라면 갑자기 사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중도 사퇴 자체는 예상된 일이었다. 권 회장은 지난해 3월 2020년까지 3년 임기의 연임에 성공했으나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초 취임할 때 국정농단 주범 최순실 씨와의 커넥션이 작용했다는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중도 사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다.

문재인 정부 계속되는 '사퇴 압박'에도 버티더니...

권 회장은 '최순실 커넥션' 의혹이라는 정치적 배경 이외에도, 연임 성공 자체가 의외라고 할 정도로 '포스코건설 사옥 헐값 매각' 등 각종 비리 의혹으로 점철된 인물이었다. 이런 문제들을 뻔히 알고도 포스코 이사회는 지난해 1월 권 회장의 연임을 결정해 "포스코 이사회는 권 회장 측근들로 구성된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8일 긴급임시이사회를 통해 연임 성공 1년만에 사임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

결국 권 회장의 중도 사퇴의 모양새는 별로 좋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포스코의 각종 비리의혹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와 검찰의 수사가 이어지는데도 버티던 권 회장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KT의 황창규 회장이 '불법 정치자금 제공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뒤에야 사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황 회장 역시 박근혜 정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깊숙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권 회장 역시 더 이상 버티다가는 황 회장처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될 처지였다. 현재 검찰은 지난 2016년 포스코건설의 인천 송도사옥을 부영에 수의계약으로 헐값 매각한 의혹과 관련해 수사하고 있으며, 권 회장은 친박계인 자유한국당의 서청원 의원 등으로부터 포스코건설 사옥을 부영에 매각하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앞으로 포스코와 포스코건설 임원들을 추가로 소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국세청 세무조사와 검찰의 수사가 강도높게 진행되자 긴급임시이사회 소집 전 측근들에게 "회사와 구성원들에게 면목이 없다"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미국·인도네시아·베트남·중국 등 4차례 해외 순방을 나서는 동안, 권 회장은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모두 포함되지 않은 것에서 보듯, 정권의 압박이 계속됐지만, 불과 19일 전인 지난달 31일에도 권 회장은 포스코 창립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포스코 CEO가 교체됐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도에 입각해서 경영을 해나가겠다"고 사퇴를 거부하는 의지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권 회장이 지금까지 버텨온 것 자체가 '정권의 희생양'으로 보이려는 '피해자 코스프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처럼 거대공기업이 민영화된 기업의 회장은 정권이 바뀌면 교체되어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2000년 9월 민영화된 이후 포스코는 회장 임명 때부터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아 역대 회장들이 정경유착의 비리를 반복적으로 저질러온 것도 사실이다.

재계에서는 포스코 회장의 비운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임명 때부터 정권과의 관계에서 자유로운 인물이 선임되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권 회장 체제에서 2인자로서 '미인증제품 바꿔치기 판매' 등 각종 비리 의혹에 연루된 오인환 포스코 대표이사 등 측근들의 거취에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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