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현 정부 인사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한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을 다음 달 3일 오전 10시 재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23일 오후 이 회장을 1차로 소환해 8시간 가량 조사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다시 검찰에 출석하면서 신 전 차관이 사용했다는 SLS그룹의 법인카드 전표 등 증빙자료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이 2009년 11월까지 이 법인카드를 매달 700만 원 정도씩 1억 원 가량 사용했으며, 이를 포함해 지난 10년간 10억 원이 넘는 현금, 상품권, 차량 등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신 전 차관이 실제로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는지를 포함해 이 회장이 주장한 금전적 지원 내용의 신빙성을 따져볼 방침이다.
검찰은 또 박영준(51) 전 국무총리실 차장이 총리실 재직 당시 일본 출장을 갔을 때 SLS그룹 현지법인 간부로부터 400만~500만 원 상당의 향응 접대를 받았다는 이 회장의 주장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SLS그룹 일본 현지법인 간부 권모씨가 당시 일본 현지에서 박 전 차장 일행을 접대하고 나서 박 전 차장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증빙자료로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08년 추석과 2009년 설 연휴를 앞두고 신 전 차관이 곽승준(51) 미래기획위원장, 임재현(42)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 등에게 전해주겠다며 요구한 500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전달했다는 이 회장의 주장도 신빙성이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SLS조선 등 SLS그룹 계열사가 워크아웃 되는 과정에서 산업은행을 비롯해 당국의 부적절한 개입이 있었는지도 조사한다.
앞서 검찰은 이 회장이 지난 2009년 창원지검에서 분식회계 등으로 조사받았던 기록물 일체와 법정제출 기록 사본, 이 회장 측으로부터 압수했던 수첩 등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 작업을 벌여왔고, 산업은행 측으로부터도 관련 자료를 받았다.
이 회장은 2009년 9월부터 3개월간 창원지검에서 SLS조선의 전신인 신아조선 분식회계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돼 작년 11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 회장은 SLS조선의 워크아웃 신청이 공식절차 없이 이뤄졌고 산업은행이 선주의 의사와 달리 26척의 선박건조를 취소해 2조 원대의 손실이 발생한 데다 SLS조선소 명의의 배 4척도 산업은행 명의로 바뀌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검찰은 이 회장을 재소환 조사한 이후 신 전 차관을 불러 사실 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며, 이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박 전 차장과 곽 위원장, 임 비서관도 조만간 불러 고소인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