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위한 야권 단일후보 경선을 3일 앞둔 30일 박원순 무소속 후보와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잇따라 토론회를 열고 본격적인 대결에 들어간다.
배심원단 평가를 위한 TV토론에 앞서 이들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처음으로 맞장 토론을 벌였다. 오세훈 서울시정에 대한 평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주제에서 두 사람의 의견은 엇갈렸다. 특히 최근의 여론조사 추이에 대해서는 180도 다른 주장을 내놓았다.
박원순 "여론조사, 숫자에 불과" vs 박영선 "안철수 양보 전, 박원순의 지지율은?"
여론조사 추이를 볼 때 박영선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박원순 후보는 "여론의 지지라는 건 숫자에 불과하다"며 "그 숫자 뒤에 있는 의미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선 후보는 이에 대해 "안철수 후보가 양보하기 전에 박 변호사의 지지율을 떠올려 보면 지금 박 변호사가 얘기한 그 '수치'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석해볼 필요가 있다"며 "어떤 후보의 개인적 자질에 대한 지지율인지 아니면 어떤 기대가 섞여 있는 지지율인지 분석해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원순 후보의 지지율이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변화와 희망, MB심판의 세 가지에 대한" 것이라는 얘기였다.
박원순 후보는 "MB정부, 오세훈 서울시정 극복이라는 점에서 나는 완전히 일치한다"고 '발끈'했다.
박영선 후보는 "어제 밤에 당으로부터 상승세에 있으니 힘내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박원순 후보는 "내가 듣기로는 여전히 한 15%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자신의 경쟁력에 대해 박영선 후보는 "나경원 후보와 가장 대립각이 설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이며 복지와 관련된 추진력과 완성도가 누구에게 더 많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박원순 후보는 "민주당이 정당 지지도가 낮은 현실에서 진정으로 한나라당을 이기기 위해서는 외연의 확장이 필요하며 서울시민은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영선 "서울시장은 아이디어 실험 자리 아냐" vs 박원순 "젊은이펀드? 벤처 다 망했다"
정책 면에서도 두 사람은 날카롭게 대립했다. 박원순 후보가 내놓은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1000개의 직업'이라는 개념으로 일자리든 또는 새로운 행정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박영선 후보는 "서울시장이 아이디어를 실험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박영선 후보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1000개의 일자리보다는) 사회적 기업, 즉 복지를 다시 일자리로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박원순 후보는 "아이디어 차원이 아니라 나는 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커피 등을 통해 현실로 이뤄 왔다"며 "내가 서울시를 맡으면 그동안 실험해 왔던 것들을 진실로 어마어마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박영선 후보의 '1조 원 젊은이 펀드'를 놓고 "그 재원 마련의 문제도 있지만 외환위기 이후 불었던 벤처 열풍이 모두 다 나중에 거품이 됐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에 박영선 후보는 "5000억 원은 서울시가 투자하고 5000억 원은 민자 유치를 통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원순 "50억 받아 싱글맘 희망가게 100개 만들어" vs 박영선 "적당한 거리 유지 힘든 일"
아름다운재단의 기부금 문제를 놓고도 두 후보는 대립했다. 박원순 후보는 "한 기업으로부터 50억 원을 기부 받아 싱글맘을 위한 희망가게를 100개 이상 만들었다"고 '성과' 홍보에 공을 들였고, 박영선 후보는 "후원금을 어느 정도 선에서 적당하게 거리를 유지하면서 절제할 것인지가 갈등이기도 하고 힘든 일"이라며 대기업 후원금 문제를 지적했다.
오세훈 시정에서 이뤄졌던 일들에 대한 처리 문제에 대해 박원순 후보는 "전시행정과 홍보행정은 완전히 시정해야 하지만 동시에 연속성이라는 관점에서 2년 8개월 안에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가려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영선 후보는 "오세훈 시장이 벌려놓은 일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자기 철학도 추진해야 한다"며 "복지가 가장 우선순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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