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7일 "지지율이 10배나 더 높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아무런 조건 없이 더 잘할 수 있다는 한 마디로 양보한다는 게 사실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도전장을 낸 박 상임이사는 전날 안 교수와 만나 안 교수의 불출마 선언을 이끌어냈다.
박원순 상임이사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안 교수와 나는 서로가 서로의 삶을 이해하는, 그래서 서로 존경하는 그런 관계였다"며 "그런 기본적인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보면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박 상임이사는 "지금 생각해보면 안 교수는 이미 양보하기로 벌써 결심을 하고 있었고 내가 어떤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좀 확인하고 싶었던 것 뿐인 것 같다"며 "몇 마디 나에게 물어보고 그 다음에 너무 갑자기 '그냥 저는 양보하겠다'고 해서 나도 놀랐다"고 설명했다.
"지지율 낮은 이유? 이명박 정부 이후 나는 기피 인물이었다"
'안 교수가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정치전문가나 정치 공학적 분석으로 만약 그런 이해타산을 저울질하는 분이었다면 이런 결심이 어려웠다고 본다"며 "(어제의 단일화는) 흔히 있어왔던 그런 정치적 현실이나 경쟁과는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좌파 정치쇼' 비판을 놓고는 "정치인들은 지금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그는 비판했다.
박 상임이사는 안 교수와의 단일화 이후에도 여당 후보에 비해 뒤쳐지는 지지율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 이후 사실 나는 굉장히 기피 인물이었다"며 "어디 강연을 가면 정보과 형사가 늘 나와 있을 정도로 억압받았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충분히 각인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든 세상의 무슨 일이든 진정성과 열정으로, 그리고 자신의 삶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긴 어렵지만 야권단일화에는 열려 있다"
민주당과의 통합 경선 가능성에 대해 박 상임이사는 "민주당과의 협력, 야권 통합이나 범민주연합이 하나의 시대적 추세"라며 "실정을 거듭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의 협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나는 어떤 특정 정파나 특정 정당의 대표로서라기보다는 안 교수와 마찬가지로 또 다른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당장 민주당 경선에 참여할 순 없고 다만 야권통합에 대해서는 열려 있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장 출마 결심의 배경을 놓고 그는 "그동안 공직 제의 등 참 많은 요구를 받았지만 나는 시민사회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해 왔는데 이명박 정부를 보면서 우리 사회가 이렇게까지 추락해도 되는가에 대한 분노를 끊임 없이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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