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북핵 문제를 '선 비핵화 후 보상'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청와대는 "리비아식 해법이 '선 비핵화, 후 보상' 방식이라면 적용하기 힘들다"고 3일 거듭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언급한 리비아식 해법조차 '단계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포괄적이고 단계적인 해법'을 추진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 청와대 "리비아식 해법, 북한에 적용 불가능")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리비아식이 선 비핵화 후 보상이라고 알려졌는데, 실제로 리비아식 해법은 3단계를 거친다. 단계마다 미국의 보상이 들어간다"며 "만약 일부 언론들이 리비아식을 완전 '북핵 폐기 후 제재 완화나 보상'을 하는 방식으로 말한다면, 그런 방식은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리비아 모델? 북한에 핵포기 하지 말라는 말!)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일괄적 타결과 단계적 타결은 서로 분리되지 않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포괄적인 합의를 할 수밖에 없고, 그 포괄적 합의를 이행하는 과정은 단계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리비아 방식도 합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든지, 리비아에 미국의 연락사무소를 설치한다든지 하는 중간 단계가 다 있었다. 물론 리비아-미국 간의 수교는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진 다음에 마지막에 이뤄졌지만, 그 과정에 이르는 단계들이 있었다. 타결과 이행 과정은 한 몸으로 같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리비아식 해법조차 5년에 걸친 '단계적' 조치였음을 언급한 것이다. 2003년 12월 리비아의 최고 지도자 카다피는 대량살상무기(WMD) 포기 선언을 했는데, 이는 그해 여름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 조치가 선행된 데 따른 것이었다. 이후 2004년 8월 리비아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핵 사찰을 받고, 한 달 뒤인 9월 미국은 대리비아 제재를 해제했으며, 2005년 10월 리비아는 핵 폐기를 완료했다.
한국 정부가 생각하는 북핵 해결 방식에 대해 "포괄적이고 단계적인 방식으로 타결한다는 큰 방향 외에 구체적으로 아무것도 안 정해졌다"면서 이 포괄적(일괄적)이고 단계적이라는 방침이 배치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의 정상회담 방식이 과거의 제네바 합의나, 2005년 9.19 공동 성명과는 다른 점은 '바텀업 방식'이 아니고 '탑다운 방식'으로 합의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바텀업' 방식이 다양한 의사 결정을 거쳐 최종 승인을 얻어낸다면, '탑다운 방식'은 결정권을 가진 지도자들의 승인이 선행되고, 이후 실무 협의가 이어진다.
이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탑다운 방식으로 (비핵화 문제에 대해) 합의하면 (실무진 차원에서) 포괄적인 협의가 진행될 것이고, 그 협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앞으로 어떻게 비핵화를 검증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비아 방식을 처음 거론한 사람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다. 반면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는 지난 2일 "북한과 리비아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마크 내퍼 대리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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