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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4살 청소년, 시의원 출마를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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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4살 청소년, 시의원 출마를 결심했다

조민 후보, "청소년들의 참정권을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지난 23일 노동당 전북도당은 보도자료를 통해 ‘2018년 지방선거 공직후보자 선출 결과’를 배포했다.

노동당 전북도당은 이번 지방선거에 전북도의원과 전주시의원 각각 1명씩 2명을 공직후보자로 인준했다.

이들 후보자들은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실시된 당내 선거를 통해 앞도적인 찬성표를 받았다.

눈에 띄는 것은 전주시 차 선거구(진북동, 금암1동, 금암2동, 인후1동, 인후2동) 시의원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조민 예비후보다.

2003년 11월 생인 조민 예비후보는 선거일 기준 만 14세에 불과해 피선거인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16조(피선거권) 3항에서는 25세 이상일 경우에만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피선거권을 주고 있어 사실상 조 예비후보는 후보 등록도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노동당 전북도당과 조 예비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청소년 정치참여 보장’을 이슈화 하기 위해 출마를 강행할 예정이다.

이에 노동당 전북 전주시의회에 출마를 선언한 조민 예비후보를 만나 청소년의 참정권 보장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 지난 25일 전북 전주시 인후동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조민 노동당 전주시의원(차 선거구) 예비후보가 청소년 참정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홍욱 기자

노동당 전북도당에서 지난 23일 오후 늦게 공직후보자를 발표한 뒤 수차례 연락을 거쳐 인터뷰를 잡을 수 있었다.


조 예비후보가 미성년자인 까닭에 법적보호자인 부모님에게 사전 허락을 받았고 인터뷰도 노동당 관계자와 함께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지난 25일 오전 전북 전주시 인후동에 있는 커피전문점에 들어서는 조민 예비후보는 또래 중학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노동당 전북도당의 사무처장이 도착해 본격적인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먼저 조 예비후보가 어떻게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정당 활동까지 이어지게 된 것인지 물었다.

하지만 이 질문은 ‘우문’이었다.

조 예비후보는 “지난 광우병 촛불집회부터 용산참사, 세월호참사, 박근혜 탄핵까지 이어지는 국민들의 외침에 항상 학생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며 “이들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것이 정치행위임에도 오히려 현행법은 학생들의 정치 활동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만 19세 미만은 선거권이 없어 선거운동은 물론 정당에도 가입하지 못한다. 청소년의 정치활동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청와대가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은 투표할 수 있는 나이를 만 18세로 낮추고 선거운동도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참정권을 확대했지만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조민 예비후보는 “흔히 나이가 어린 청소년들이 참정권을 주장하면 나이가 어려 ‘성숙’하지 못해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며 반대한다”며 “그러나 여러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나이가 성숙과 미성숙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논리라면 선거시기마다 일정 자격시험을 치르거나 지능을 검사해 참정권과 피선거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초·중·고등학생들의 교육과정을 결정하는 정치적인 행위에 참여할 수 없는 모순을 지적했다.

조 예비후보는 “지방 교육감 선거에 교육과 무관한 일반 시민들은 참여할 수 있지만 학생들은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학교폭력은 물론 다양한 학교 안의 문제를 경험하는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청소년 사회단체 활동을 하다 청소년 참정권을 지지하는 노동당에 가입한 조 예비후보는 당비까지 납부하고 있는 당원이다.

당 활동을 이어오면서 올해 1월 초 전북도당 지방선거기획단에 합류하면서 출마를 고민하게 되었다.

청소년의 참정권 완전보장과 촛불청소년 인권법 제정을 위해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3월 초 노동당원 게시판에 출마의 변을 올린 조 예비후보 글은 많은 당원들의 호응을 받았고 결국 앞도적인 찬성을 받아 후보인준을 받았다.


조 예비후보의 행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선거일정에 맞춰 청소년들의 참정권 요구 목소리를 모으고 출마지역 상황에 맞는 공약을 세울 계획이다.

그는 “최근 유럽 등 정치선진국들에서는 나오고 있는 40대 국가수장들은 10대 시절부터 정당에 가입해 정치활동을 이어오던 인물들이다”며 “젊은 사람이라고 공천을 받는 것이 아니라 실력을 갖춘 젊은 사람을 배출하기 위해 청소년 참정권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소년시절부터 정치적 훈련이 되어야 젊은 정치가 가능하다”며 “학교에서 진행되는 각급 학생위원 선거가 현재와 같이 부모님의 재력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정책으로 선택받을 수 있도록 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지난 24일 조민 노동당 전주시의원(차 선거구) 예비후보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핵심 공약을 알리고 있다. ⓒ노동당 전북도당

선거일정도 여러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

조 예비후보는 “실제 전주시에서 필요한 여러 정책을 청소년의 입장에서 논의하고 이를 정책화시킬 예정이다”며 “나이 제한으로 선거 출마를 실패할 경우 만들어진 정책을 전북도의원에 출마한 김현탁 예비후보와 함께 공동으로 추진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청소년 권리를 찾기 위한 행동으로 오는 5월 5일 뜻을 같이하는 사회단체들과 기자회견 및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또 5월 말 본선 후보등록 퍼포먼스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계속 정치적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지만 직업 정치인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조민 예비후보는 “출마를 선언하면서 주변에 관심을 받는 것이 큰 부담이다”며 “지금의 과제인 청소년 참정권 문제를 사회에 알리기 위해 출마를 결심한 것이지 직업 정치인의 삶을 사는 문제는 차후 결정할 일이다”고 밝혔다.

이어 “인권차원에서 모두에게 주어줘야 할 참정권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나이가 어린 청소년이라는 감정적인 이유로 다른 이에게 욕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 만연하는 등 같은 시민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어 나서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인터뷰에 동석한 노동당 전북도당 이장원 사무총장은 “조민 예비후보가 정식 후보에 등록되는 등 지방선거에 출마하게 될 경우 경제적인 지원은 물론 당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며 “조민 예비후보가 출마를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노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보 등록 여부를 떠나 노동당 전북도당은 앞으로 있을 조 예비후보의 캠페인을 함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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