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끄는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에 참석해 "이번 회담들과 앞으로 이어질 회담들을 통해 우리는 한반도 핵과 평화 문제를 완전히 끝내야 한다. 남북이 함께 살든 따로 살든 서로 간섭하지 않고 서로 피해주지 않고 함께 번영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우리는 분명한 구상을 가지고 있고, 또 남·북·미 정상 간 합의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분명한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남·북·미 대화의 궁극적 목적을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체제와 북미 관계의 정상화, 남북 관계의 발전, 북미 간 또는 남·북·미 경제 협력 등"이라고 제시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가 정리되면, 남·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남·북·미 수교 문제를 논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히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경제 협력'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함을 분명히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은 남북 사이 합의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미국의 보장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북미 관계가 정상화돼야 한다. 더 나아가 북미 사이에 경제 협력까지 진전돼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그런 목표를 가지고 회담을 준비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미 정상회담 구상에 대해 "남북이 만나고, 북미가 만나고 (비핵화에 대한) 결과가 순조로우면, 3자가 모두 만나 합의 내용을 분명히 하고, 약속을 완성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는 정상 간 선언적인 내용이 될 수 있고, 남·북·미 경제 협력은 그 단위에서 맞는 합의가 이뤄져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을 제도화해야 한다"면서 '국회 비준'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2000년 6.15 공동 선언과 2007년 10.4 선언 등) 지난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기본 사항을 다 담아서 국회 비준을 받도록 준비하라. 그래야 정치 상황이 바뀌더라도 합의 내용이 영속 추진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10.4 선언에 대해서는 "국민의 지지를 받고 세계가 극찬했으며 유엔(UN)에서는 만장일치로 지지 결의까지 나왔지만, 그 결과가 어땠는가"라며 "남북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을 이행하려면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반드시 국회의 동의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판문점 한국 측 영토에서, 대통령 취임 1년 이내에 열리는 것에 대해 "아주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서 북미 정상회담은 회담 자체가 세계사적인 일"이라며 "장소에 따라서는 더욱 극적인 모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판문점 평화의 집'이 선택되기를 은근히 바라는 기대감을 내비친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준비위, 오는 29일 남북 고위급 회담 북측에 제의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남북 정상회담의 실무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3월 29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열자고 북측에 제의하기로 했다. 남쪽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 대표로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에서 각 1명씩 모두 3명을 대표단으로 보내기로 했다. 남북 고위급 회담 의제로는 남북 정상회담 일정, 남북 정상회담 의제 설정, 남북 정상회담 대표단 등 기본 사항을 다루자고 제안했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또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남북 정상회담 자문단 명단을 확정하기로 했다. 자문단은 크게 원로 자문단 20명과 전문가 자문단 25명 안팎으로 구성되고, 구체적인 명단은 확정하는 대로 추후에 발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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