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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부터 레드벨벳까지…南 가수 15년 만 北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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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부터 레드벨벳까지…南 가수 15년 만 北 공연

윤상-현송월, 두 차례 평양 공연 합의…선발대 22일 평양 방문

가수 조용필과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백지영, 레드벨벳, 정인, 서현, 알리 등이 오는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평양에서 두 차례 공연을 가진다.

20일 남한 예술단 평양 공연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접촉에 수석대표로 참석한 가수 겸 작곡가 윤상 씨는 회담 종료 이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남측은 160여 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을 북측에 파견한다"며 "예술단에는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백지영, 레드벨벳, 정인, 서현, 알리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윤 수석대표는 "남측 예술단은 오는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동평양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공연을 2회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연과 관련한 무대 조건, 필요한 설비, 기재 설치 등 실무적 문제들은 양측이 협의해 해결하기로 했다"며 "이와 관련해 남측 사전 점검단이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평양을 방문한다"고 덧붙였다.

남한의 가수들이 평양에서 공연을 갖는 것은 2003년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기념 통일음악회 이후 15년 만이다. 2005년 조용필 씨가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한 바 있지만 당시는 단독 콘서트였다.

이날 남북은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46분까지 예술단 파견 문제를 논의했다. 남한에서는 윤상 씨를 수석대표로 박형일 통일부 국장, 박진원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이 참석했고 북측에서는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을 대표단장으로 김순호 행정부단장과 안정호 무대감독이 자리했다.

▲ 20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남한 예술단 평양 공연 논의를 위한 실무접촉에 남측 수석대표를 맡은 가수 겸 작곡가 윤상(오른쪽) 씨와 북측 수석대표 현송월(왼쪽)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 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통일부

공연 구성, 추후 구체적 합의하기로

이번 공연에는 평양에서 단독 콘서트를 진행한 경험도 있는 '가왕' 조용필을 비롯해 중견급인 윤도현, 백지영 등과 인기 아이돌 그룹인 레드벨벳까지 다양한 가수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예정돼있다.

참여 가수들의 선정 배경과 관련해 윤 수석대표는 "여기 거론되신 분들은 (북한에) 가서 공연을 하는 것을 본인들에게도 영광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분위기로 전해 듣고 있다"며 "못 가시는 분들 중에서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추가적으로 다른 가수를 섭외할 수도 있는 거냐는 질문에 그는 "필요에 따라 한두 아티스트가 더 참석할 수도 있다"고 여지를 열어뒀다.

남북은 별다른 이견 없이 이날 접촉을 마쳤지만 어떤 곡을 부를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수석대표는 "참가하는 아티스트들의 성향, 또 그들이(북한) 원하는 곡과 우리가 원하는 곡들에 대한 조율이 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꼭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 (북한에서) 잘 모르는 노래들도 많았기 때문"이라며 "우리 측 아티스트들이 북에서 공연을 한지가 이미 10년이 넘었다"고 덧붙였다.

윤 수석대표는 "어떤 곡을 할지는 아직도 좀 민감한 부분이 남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서면으로 조금 더 합의를 보자'라고 한 뜻으로 저는 전달받았다"며 "무리 없이 진행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접촉에서 북한은 남북 공동공연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수석대표는 이에 대해 "시간적인 문제 때문에 우리 측 예술단 분들이 최대한 불편 없이 질 좋은 공연을 할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시나리오를 짜는 게 좋지 않겠냐는 정도로 합의했다"면서도 "이왕 공연하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합동 공연에 대해서도 차후 여러 가지로 의견이 조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여지를 남겼다.

▲ 남측 수석대표 윤상(맨 왼쪽) 씨와 북측 수석대표 현송월(맨 오른쪽) 단장이 본격적인 회담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통일부

그는 브리핑 말미에서 "첫날은 저희 측 공연으로만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두 번째 공연은 북측과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 공동 작업)이 이루어지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는 참가하게 될 아티스트들의 편의를 많이 살펴서 진행해야 될 부분"이라며 공동 공연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밝혔다.

공연 일자는 4월 1일과 2일 혹은 1일과 3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접촉에 참석한 박형일 통일정책협력관은 "공연 장소가 바뀌기 때문에 바로 다음날 공연이 가능할지의 문제가 있다"며 "4월 3일에 공연하고 그날 밤에 (남한으로) 나오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구체적인 상황을 보고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상 "소통할 수 있어서 음악감독 선정된 것 같다"

북한과 회담에서 이번과 같이 민간인이 수석대표를 맡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윤상 수석대표는 이와 관련 "제가 많이 긴장할까봐 출발 전부터 통일부 관계자 여러분들께서 '지금은 예전처럼 그렇게까지 딱딱한 분위기는 아닐 것이다'라고 설명을 해줬다"고 말했다.

윤 수석대표는 "TV라든지 평소에 인식하던 그런 분위기를 현송월 단장에게서 느낄 수는 없었지만, 중요한 일들이 있을 때는 그 자리에서 바로 풀기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하고 싶어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 다른 아티스트들처럼 가수 자격으로 참가하느냐는 질문에 "공연에 필요한 음악과 사운드 부분을 조언하게 될 음악감독 자격이다. 노래는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윤 수석대표가 이번 공연에서 음악감독이자 수석대표로 선정된 배경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제가 어떤 특별함으로 인해서 대표 자격으로 간 것 같지는 않고, 저희 예술단에 참가하시는 분들 전부와 소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 메리트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연에 필요한 추가적인 사회자 섭외 문제와 관련해 윤 수석대표는 "저도 알고 보면 말을 그렇게 못하지는 않는다"라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원래는 이번에 참가하는 아티스트 안에서 사회까지도(보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북측으로부터) 전문 사회자는 안오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 부분이 (추가 협의 사항으로) 남아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접촉에는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도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박형일 통일정책협력관은 "회담 지원으로 갔다"고 답했다. 탁 행정관이 공연을 함께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북한에 공연하러 가는 인원은 아직 선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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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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