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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선행학습금지법, 저소득층 자녀 '입마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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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선행학습금지법, 저소득층 자녀 '입마개' 채웠다

[방과후 영어수업 폐지 20일째] "부모가 돈 없으면 교육도 못시키는 시대" 울분

방과후학교 영어수업 지속 시행 여론은 높은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에 1만9275명이 참여했다. ⓒ청와대 홈피 캡처
“기초생활수급자이기에 그동안 무료로 방과후 영어수업을 받았는데 3월 시행된 ‘선행교육 금지법’ 으로 이제는 보내고 싶어도 못보냅니다. ”


“3월부터 방과후 영어수업이 폐지된 후 아이를 집 근처 영어학원에 보내 영어를 배우게 하고 있다, 비용도 방과후 수업에 비해 8배나 비싸 너무 속상하고 분통이 터집니다”

박근혜 정부의 선행학습금지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부모가 돈이 없으면 교육을 못시키는 시대가 열렸다.

특히 방과후교실을 영어 학습 신장의 기회로 삼았지만, 이 마저도 강제로 폐지돼 저소득층 아이들의 학습 기회를 빼앗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3월부터 ‘선행교육 금지법’(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을 시행한 지 20일째.

초등학교 2학년생을 자녀로 둔 기초생활수급자인 김모(39) 씨는 ‘선행교육 금지법’ 시행에 망연자실,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초등 2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인 직장맘 이모(35) 씨도 한숨만 내쉬고 있다.


19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라북도 내에 초등 1, 2학년 학생으로 방과후학교 수업에 참여한 차상위계층,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 자녀는 1만3649명에 달했다.


국어·수학 등 교과프로그램과 음악·미술 등 특기적성프로그램이 방과후 학교로 운영되는데 영어 관련 교과프로그램이 가장 많았다.

저소득층 가정에는 교육청에서 지급된 연 60만원 자유수강권을 통해 무료 학습을 제공했다.


‘돈있는 가정의 자녀’들은 5살부터 영어유치원에서 영어 조기교육을 받고 있고, 학원은 규제를 받지 않는 반쪽짜리 규제로 시행된 ‘방과후 영어수업 폐지’.

정부가 어렵게 사는 가정의 자녀들의 선행학습을 강제로 단절시킨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경제적으로 어렵게 사는 가정의 아이들은 초등 3학년이 되어서야 A, B, C 알파벳도 모른 상태에서 수업을 받는 상황에 처해질 수도 있게 된다.


5살부터 영어를 배운 ‘돈있는 가정의 자녀’와 영어 교육의 출발선도 다르고, A, B, C 알파벳도 모르는 것에 대해 놀림과 ‘왕따’의 빌미가 제공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이유다.

대다수 학부모들도 “현실성이 전혀 없다”, “방과후 영어 덕분에 비싸지 않은 돈으로 지금까지 영어교육을 시켰는데, 탁상행정 아니냐”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물론 선행학습 금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문제는 선행교육 금지법이 공교육에서 이뤄지는 것만 막아서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학원비와 방과후학교 비용은 수십만원 차이가 나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는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만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또 학원을 같이 규제하는 것이 아니어서 주변에 영어학원이 없는 시골학생들은 도시학생들과 영어학습 출발선상이 달라진다.


실제로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2017년 초·중·고 1인당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5만원이 조금 넘었다.


전라북도의 경우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20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도내 초·중·고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63.8%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방과후학교 영어수업 지속 시행 여론은 매우 높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에도 1만9275명이 참여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하듯 정치권에서 최근 초등 1·2학년 영어 방과후 학교 과정을 선행교육 규제 제외 대상에 일몰 기한 없이 신설하는 내용의 공교육 정상화법 개정안을 발의, 결과가 주목된다.


이 법이 시행된다면 초등학교 영어교육의 내실화를 담보할 수는 없지만 영어교육 환경의 양극화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전북도교육청 장학사는 “선행학습금지법으로 인해 한 저소득층의 고충을 공감한다”면서 “영어 에니메이션 영상과 게임 등을 통해 돌봄시간을 최대한 이용,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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