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이하 현지 시각)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개표율 90.02% 현재 푸틴 현 대통령이 76.41%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투표율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러시아 유권자 중 약 4700만 명이 푸틴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의 뒤를 이어 파벨 그루디닌 공산당 후보가 12.05%,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자유민주당 후보가 5.85%로 각각 2, 3위를 기록 중이다.
앞서 러시아의 여론조사 기관인 전(全)러시아여론연구센터(브치옴)에서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 푸틴 현 대통령이 73%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수도인 모스크바에서 열린 크림공화국 병합 4주년 기념 집회에 참석해 "우리는 함께 강력하고 거대한 팀을 이루고 있다. 나는 여러분 팀의 일원"이라며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당선으로 4선 고지에 오른 것을 두고 푸틴 선거 캠프에서는 영국을 비롯한 서방과 갈등이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안드레이 콘드라쇼프 대선 캠프 대변인이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며 "영국에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콘드라쇼프 대변인은 "우리는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높여야 했는데, 러시아가 아무런 증거 없이 비난을 받을 때 러시아 국민은 뭉친다"며 영국과 러시아 간 스파이의 사망을 둘러싼 공방이 푸틴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 4일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인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은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이에 영국은 러시아가 스크리팔을 살해했다고 주장했고,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며 진실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대선 직전에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할 리가 없다. 이런 터무니없고 말도 안되는 행위를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스파이 살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번 선거 승리로 2024년까지 집권하게 됐다. 기존에는 대통령 임기가 4년이었으나, 2008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현 총리)의 제안으로 개헌이 이뤄졌고 이 때 임기가 6년으로 연장됐다.
2000~2008년 연임한 푸틴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당선돼 3기 집권에 성공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2024년까지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다면 20년 동안 러시아를 통치했다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이는 30년 동안 집권한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서기장에 이은 두 번째 장기집권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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