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사 불법 증축 등으로 벌금형을 받은 오영호 의령군수가 근무 시간 중 도박의혹으로 함께 자리했던 측근들과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거부족으로 사건은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임기가 겨우 3개월여 남은 현직군수가 받은 의혹치고는 참으로 한심하고 부끄러운 것이다.
어쩌면 당선 후 채 3개월이 되기도 전에 “괜히 군수를 했다”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볼 때 예견된 사태일지도 모르지만 군민으로서 느낄 수밖에 없는 놀라움과 부끄러움은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의혹만으로 대통령이 탄핵되는 민주주의 선두국가에서 벌금형을 받은 군수가 근무 시간 중의 도박의혹으로 경찰조사를 받았다면 얼마 남지 않은 임기지만 이쯤에서 사퇴를 생각해 보는 것도 군민에 대한 예의와 도리를 지키는 방법일 수 있을 것이다.
‘한 번 군수는 영원한 군수님이다’ 평생 존경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임기 말미에 벌금형에 이어 도박의혹 사태에까지 휘말렸다면 임기 이후를 걱정해야할 판이다.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것인지, 만나는 군민에게 어떤 변명을 늘어놓아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할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더욱이 이번 사태는 차기 군수를 꿈꾸는 후보들이 군의 발전과 군민의 복지를 위한 방안을 깊게 고심하고 있을 시기에 발생한 사태라는 점에서 가볍게 넘어갈 사안도 아니다.
제대로 된 군수라면 군정의 원만한 인수인계를 밤낮으로 준비하고 있어야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막중한 시기에 받은 도박의혹은 정상적이지 않으며 누구라도 쉽게 수긍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
때문에 제대로 일을 해보겠다고 장담하는 후보라면 이런 군수와는 거리를 두는 것이 옳다. 한통속으로 취급받지 않으려면, 나아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군민의 쓴 소리를 피하고 싶다면 말이다.
군수보다 더 한심한 부류는 측근이라 불리는 사람들이다. 3만 의령군민과 수십만 향우들이 이불 속에만 있는 것도 아닌데 대낮에 군수에게 도박의혹을 사게 만든 그들에게 한 마디만 묻고 싶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 큰 머리를 달고 다니는 것인지요?”
3만 군민을 위한 군수를 일부 측근이 독차지하는 폐단이야 말로 적폐중의 적폐다. 이참에 군수가 한 번 다녀가면 특별한 혜택을 차지할 수 있다는 세간의 의혹들에 대한 사실여부를 밝힐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사실과 거리가 있다면 최소한 무슨 이유로 업무시간에 군수를 붙잡으며 막중한 업무를 방해한 것인지에 대한 당시 정황을 소상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다.
임기 후 자신이 모셨던 군수가 군민들을 피해 다니는 한심한 모습을 보기 싫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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