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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의 한국 칭송…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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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의 한국 칭송…섬뜩하다

[김종배의 '뉴스진맥']알다가도 모를 남북관계

살인마의 한국 칭송
노르웨이 사상 최악의 테러를 자행한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이 한국을 칭송했답니다. 이슬람 비판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한국과 일본이 문화적 보수주의와 민족주의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나라"라며 "이들 국가를 유럽의 롤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답니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보도한 내용입니다.

섬뜩합니다. 광기의 살인마가 우리나라를 언급했다는 사실 자체가 불쾌해서가 아닙니다. 그의 주장에 불안한 우리 현실이 어느 정도 담겨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노르웨이는 이민자가 전 국민의 11%를 차지하는 다문화 국가라고 합니다. 더불어 그 어느나라보다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진 복지국가라고 합니다. 이런 노르웨이에서 최근 들어 불만이 점증해왔다고 합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이민자가 자신들의 복지예산과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했고, 이 때문에 반 이슬람, 반 유럽통합을 앞세운 정당이 2009년 총선에서 22.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브레이빅의 테러는 이런 사회 분위기에 그의 기독 원리주의가 겹쳐 발생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럼 우리 현실은 어떨까요? 우리 사회도 급속히 다문화 사회로 변모해가고 있습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130만명을 헤아립니다. 조만간 체류 외국인이 전 국민의 5%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습니다. 브레이빅이 주장한 것처럼 문화적 보수주의와 민족주의(순혈주의)가 뿌리 깊습니다. 그래서 이주 외국인의 절대 다수를 이루는 중국과 동남아 출신 외국인을 경멸 어린 눈초리로 쳐다봅니다. 게다가 사회보장제도는 아직도 열악하기 그지없고 일자리는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어떻게 될까요? 계층의 사다리는 좁아지고 이주 외국인의 단순 육체노동 시장 점유율이 커지는 현상이 더욱 심화되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 고유의 순혈주의가 어떻게 움직일까요? 브레이빅과 같은 극단적인 경우는 예외로 친다 하더라도 불황의 탓을 이주 외국인노동자에게 돌리는 유럽과 같은 양상이 우리나라에서 나타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야권에 던져진 난제
'한겨레'와 '조선일보'가 똑같이 물었습니다. 지난 23일 각각 서울시민 800명과 500명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에 대한 전화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결과도 얼추 같습니다. '소득 하위 50% 가구의 초·중학교 학생에게만 실시' 의견이 '한겨레' 조사에선 54.5%, '조선일보' 조사에선 58.8% 나왔습니다. 반면 '소득에 관계없이 초·중학교의 모든 학생에게 실시' 의견은 '한겨레' 조사에선 44.3%, '조선일보' 조사에선 39.1%였습니다.

두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민투표 '도박'의 당첨률은 꽤 높습니다. 투표가 성립되기만 하면, 다시 말해 서울시 유권자의 33.3%가 투표에 참여하기만 하면 그의 '도박'이 '대박'을 가져다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속단하긴 이릅니다. '조선일보'의 다른 설문문항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참여하겠느냐는 질문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률이 34.6%에 불과했습니다. "지난 1년여 사이에 실시된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지방선거와 재보선 3~4주일 전 여론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의향률과 실제 투표율이 비슷했(다)"는 '조선일보'의 환기에 따르면 주민투표가 성립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어떨까요? 실제 결과가 이렇게 나오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안도해도 되는 건가요? 그렇지가 않습니다. 두 신문사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야권의 보편적 복지 주장이 사실상 '비토' 단계에 와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의 '킬러 콘텐츠'라고 생각했던 게 야권의 '킬러'로 변신할지도 모른다는 애기가 됩니다.

야권에겐 참으로 풀기 어려운 난제가 주어진 셈입니다.

알다가도 모를 남북관계
알다가도 모를 게 남북관계입니다. 며칠 전만 해도 서로 으르렁대더니 하루아침에 돌변해 웃으며 악수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남북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만난 데 이어 외무장관이 만나 비핵화 회담은 남북이 주도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이뤘습니다. 드디어 남북 당국 사이에 훈풍이 부는 걸까요?

그렇게 보긴 어렵습니다. 이런 해석을 우려했는지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어제 못을 박았습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남북대화는 천안함·연평도 문제와 관계없이 언제든지 추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원래 입장"이라며 "천안함·연평도 문제 해결이 전제가 되는 정치군사적 회담, 북한 비핵화 회담, 인도적 지원 및 공동 학술연구 등 비정치군사적 회담 등 세 갈래로 분리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비핵화 회담은 애당초 천안함·연평도 문제와 연계되지 않은 것이니까 그냥 가지만 남북 당국간 정치군사적 회담은 천안함·연평도와 연계한다는 것입니다.

그럴 만합니다. 비핵화 회담엔 남북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 얽혀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입장만 앞세울 수 없습니다. 남북 정치군사적 회담의 경우 우리 정부의 의지만으로 추진할 수 있지만 국내 보수세력의 시선이 등에 꽂힙니다. 그러니까 갈래를 나눠 따로 접근하겠다는 것이겠지요. 비핵화 회담은 미국과 중국을 의식해 임하되 남북 당국간 정치군사적 회담은 국내 보수세력을 의식해 선을 긋겠다는 것입니다.

한데 궁금해집니다. 청와대의 입장을 곧이곧대로 들을수록 더욱 궁금해집니다. 남북간 대화는 천안함·연평도 때문에 꽉 막혀있는데 어떻게 "남북이 주도"한다는 것이죠? 그게 아무리 비핵화 회담에 한정된다 해도 나타나는 모양새는 어차피 남북간 긴밀한 대화와 협력일 텐데….

그리고 또 하나, 만에 하나 비핵화 회담이 잘 풀려 북미 사이에 훈풍이 불 경우 우리 정부는 그래도 끝까지 천안함·연평도 문제를 고수할 수 있을까요?

* 이 글은 '미디어토씨'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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