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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슈퍼는 SSM 영향 덜 받는다?

지경부 "대형 마트ㆍ슈퍼가 더 타격"…중소상인 "조사 의도 의심돼"

지식경제부가 12일 기업형 슈퍼마켓(SSM) 출점으로 대형마트와 개인대형슈퍼, 재래시장에 비해 개인소형슈퍼는 영향을 덜 받는다는 내용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SSM에 대한 허가제를 주장해온 중소상인 측은 조사의 의도가 의심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식경제부는 이날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중소기업청·대한상공회의소·소상공인진흥원·체인스토어협회·한국유통학회 등과 함께 'SSM 진출에 따른 중소유통 경영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닐슨코리아가 서울·부산·광주 등 전국 8개 지역의 3000개 점포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경영 및 소비실태를 조사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SSM 출점으로 중소상인들의 매출액과 고객 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했으며 종합소매업의 경우가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소매업과 식품·비식품 소매업 종사자 모두 70% 이상이 매출과 고객수가 줄었다고 응답했다.

▲ 경기 수원시 호매실동 일대 상인 200여 명이 6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들어설 점포 앞에서 출점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뉴시스

이 같은 내용은 이미 이전에 몇 차례 발표되었던 유통실태 조사와 많은 차이가 없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SSM 진출에 따른 지역 상권의 영향 분석 결과였다. SSM 출점 이후 소비자들의 지출패턴 및 경로별 이용행태를 분석한 결과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39%에서 32%로 하락했다. SSM 진출 이후 상권이 안정됐다고 평가받은 곳의 경우에는 25%까지 내려갔다.

개인대형슈퍼마켓(면적 165㎡ 이상)의 경우 19%에서 출점 후 18%로, 안정 상권에서는 13%로 나타났다. 재래시장은 SSM 출점 전 13%에서 출점 후 12%로, 안정된 상권에서는 8%로 떨어졌다.

하지만 개인소형슈퍼마켓의 경우 출점 전 8%, SSM 진출 후에는 7%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SSM 출점과 매출 변동이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서는 판단했다. 홈쇼핑·인터넷 쇼핑몰·백화점도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지출 금액의 변화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대형마트에서 쓰는 돈이 출점 전 24만6000원에서 출점 후 20만1000원으로, 안정 상권에서는 12만3000원으로 떨어졌다. 개인대형슈퍼마켓과 재래시장 역시 각각 12만1000원과 7만8000원에서 최저 6만5000원, 4만2000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개인소형슈퍼마켓은 출점 전 5만8000원에서 최저 3만3000원으로 떨어져 그 감소폭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슈퍼, SSM에 영향 덜 받아"…등록제로 가기 위한 수순?

지식경제부는 이 같은 조사를 근거로 SSM의 출점으로 영향을 많이 받는 업체는 대형마트와 개인대형슈퍼·재래시장이며 개인소형슈퍼는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종호 지식경제부 유통물류과장은 "50평(165㎡) 미만 개인소형 슈퍼는 (SSM 출점에 대해) 영향을 별로 받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소형 점포의 경우 개인대형슈퍼가 받는 영향력의 10% 미만 수준"이라고 말했다.


과거 조사와 배치…"대형마트가 제 발등 찍는 일을 왜?"


중소상인 및 시민단체는 조사 방법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김경배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 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가 맞는다면 SSM 출점으로 매출이 30% 이상 줄어들었다는 이전의 조사 결과와 현재 쓰러져가는 지역 상권을 앞다투어 보도하는 언론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며 "SSM에 대한 허가제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조사 결과를 몰아간다는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SSM의 출점으로 대형마트가 타격을 입는다면 SSM 출점의 당사자인 대형마트들이 왜 자기 발등을 찍는 짓을 하고 있겠는가"라며 "결국 대형마트들이 입는 타격보다 중소상인들이 입는 피해가 더 크며 이로 인해 지역 경제가 몰락해 가는 것은 현실이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조사 주체만 봐도 체인스토어협회나 대한상공회의소 등 대형 유통업체의 이해관계에 더 가까운 이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이번 조사에 중소상인이 참여할 기회는 없었다"며 "이번 조사는 한 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의 강진영 간사 역시 조사의 의도와 조사 방법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중소상인과 소비자 조사의 상권 수가 각각 다르고, 중소상인을 조사한다고 하면서 대형마트의 매출량을 포함시키는 등 조사 방법에 일관성이 없다"며 "지식경제부는 대형마트의 피해가 가장 크니 앞으로 대형마트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건가"라고 반문했다.

강진영 간사는 또 "정확한 조사를 위해서는 SSM과 대형마트에 대한 인식 조사를 함께 진행했어야 했다"며 "조사 자체가 현재 등록제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입맛에 맞추려는 의도로 실시됐다는 의구심을 감출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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