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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중국도 피하지 못한 '인구 절벽'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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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중국도 피하지 못한 '인구 절벽' 위기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중국 산아제한 정책은 왜 실패했나

한 국가의 인구(人口)는 단순히 의식주 등을 소비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적 미래를 설계하는 근본이다.

중국은 지난 5일 개최된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로 약칭)를 앞두고 주례위(朱列玉) 전인대 대표 겸 광저우(廣州) 궈딩(國鼎)변호사사무소 주임이 "중국 정부는 모든 부부가 셋째 자녀를 가질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인구정책에 실패한다면 중국은 저출산국가로 전락할 것"이라며 새로운 산아정책을 건의했다.

주(朱) 대표는 인터넷 매체 <제멘>(界面)과의 인터뷰에서 "2016년 출산장려책인 '전면 두 자녀(全面二孩)' 정책을 도입한 지 이미 2년이 지났으나 그 효과와 기대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며 "두 자녀 정책으로 인구 증가는 없이 오히려 출생률이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2018년 1월의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2017년 출생인구는 1723만 명이며 이 가운데 출산 가정의 둘째 자녀는 878만여 명으로 약 51%를 차지했다. '전면 두 자녀(全面二孩)' 정책을 처음 시행한 2016년도 출생인구는 1786만 명이었으며 이 중 둘째 자녀 비율은 45%를 기록했다.

이러한 통계는 2017년 출생아 수가 '두 자녀 정책'을 도입한 첫 해인 2016년보다 63만 명 감소한 것이다. 합계출생률 역시 1.243명으로 2016년 1.295명보다 0.052명이나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30명 이하를 저출산 국가로 본다.

중국 '계획생육(計劃生育)' 역사와 운명

중국은 1950~60년대 마오쩌둥(毛澤東)의 출산장려정책에 힘입어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사람이 많아지면 생산력도 높아진다(人多干劲大)' 라는 구호로 출산을 장려했다. 그러나 당시 중국의 경제력으로는 식량, 일자리, 교육 등이 인구의 폭발적 증가를 감당할 수 없었다.

이후 1978년 먼저 대도시가 중심이 되어 '한 자녀(獨生子女)' 정책의 계획생육(計劃生育)정책이 시작됐고, 1980년부터는 이를 법제화하여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을 추진했다. 즉 도시에서는 한 부부가 한 자녀만을 가질 수 있으며, 농촌은 첫째가 딸 일 경우에만 둘째를 가질 수 있었다.

지방에 따라서는 출생률 목표 할당을 달성하려는 계획생육국(計劃生育局) 등 행정관청에서 임산부를 강제적으로 데려다가 유산시키는 일도 빈번히 발생하여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등장한 예도 있다. 공무원이 초과 출생하는 경우에는 엄청난 벌과금(罚款)과 함께 면직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한 가부장적 문화와 남아(男兒)선호사상이 남아있었다.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에 위반하여 불법적으로 태어난 아이는 호적(戶籍)에 올리지 못하고, 호적이 없는 '헤이후코우 아이(黑戶口子)'로 불리기도 했다. 이들은 교육, 의료 등 모든 사회보장으로부터 배제되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데 오늘날까지 중국 사회의 어두운 일면이다.

중국 산아제한 정책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 출산에서도 계층 간 양극화를 지적할 수 있다. 일부 중국의 부유층은 막대한 벌과금(罚款)을 지불하고도 아이를 낳고 있고, 아이의 미래를 위해 미국, 홍콩 등으로 국적 세탁을 위한 원정출산도 서슴지 않는다.

단적인 예로 2014년 중국의 유명한 영화감독 장이머우(張藝謀)가 '한자녀 정책'을 위반하여 3명의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강소성(江蘇省) 우시시(無錫市) 계획생육부문으로부터 748만 위안(한국돈 약 12억 5천만 원)의 벌과금을 부과 받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반인 특히 신세대 부부들은 일련의 중국 정부의 새로운 출산 정책과도 무관하게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에 매우 망설이고 있다. 중국에서의 출생률 감소는 가정의 경제적 능력, 부양비의 부담, 아이 양육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사회의 경제적인 발전 정도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중국의 2, 30대의 젊은 부부들은 '바링허우(80后·1980년대 출생자)' 또는 '주링허우(90后·1990년대 출생자)'로 한창 한 자녀 정책이 시행 중이던 때에 태어난 '독생자녀(獨生子女)'다. 이들은 이미 가정 내에서 '소황제(小皇帝)'로 자란 세대로, 형제의 정을 느낀 적도 없고 자신들의 결혼생활에서도 다자녀를 가진다는 계획은 예초에 없다.

인구절벽 위기와 '세 자녀 정책'

오늘날 중국의 일반적인 가정은 주택난, 구직난 등 사회안전망에서 매우 불안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래 세대를 생산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특히 최근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만혼, 딩크족(丁克族), 욜로족(yolo族)의 유행도 중국 출생률 저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3년 11월 이미 이러한 추세의 보완책으로 중국은 '부모가 모두 형제가 없을 경우에 자식을 둘을 낳을 수 있는 정책(单独二孩)'을 시행했다. 주(朱) 대표가 의안(議案)에서 밝혔듯이 중국은 2014년 1월 시작된 '단독 두자녀' 정책으로 2015년부터는 출생아의 숫자가 1700만에서 1800만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2015년 출생인구가 감소하여 출생률이 2014년의 1.237명에서 2015년 1.207명으로 감소했다. 중국 정부의 인구정책이 완전히 실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이어 2016년 '전면적 두 자녀(全面二孩)' 정책을 시행했지만 그 실효성은 매우 미미하여 한국과 비슷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 전인대에서 새로운 인구 정책으로 '세 자녀 정책(三孩政策)'이 주목 받고 있는 것도 저출산·고령화, 노동인구 감소가 사회에 미칠 충격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황원정(黃文政) 인구통계 전문가는 <인민(人民)일보>의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에서 주(朱) 대표의 건의를 지지하지만 셋째 자녀 허용으로 출생률 감소를 반전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중국이 정말 출산율을 높이려면 가족계획정책을 완전히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지 못하고 추진한 산아제한정책이 현재 중국 인구절벽 위기의 근본인 셈이다. 우리도 2017년 말 역대 최저인 1.05명의 출생률을 기록했다. 한국과 중국 공히 인구절벽이 위기를 넘어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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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중국문제특성화' 대학을 지향하면서 2013년 3월 설립된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은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국내외 정세 변화에 대처하고, 바람직한 한중관계와 양국의 공동발전을 위한 실질적 방안의 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산하에 한중법률, 한중역사문화, 한중정치외교, 한중통상산업 분야의 전문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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