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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건 노린 트럼프, 카드 던진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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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건 노린 트럼프, 카드 던진 김정은

[전문가 진단] 북미 '5월의 봄', 전세계가 주목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한 국내적인 상황과 통치 스타일을 고려했을 때 양측의 만남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혜정 중앙대학교 교수는 9일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잘 바꾸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과 만남이 예정돼있는 5월까지 입장이 달라질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트럼프가 처한 상황을 생각했을 때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가질 요인이 많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적으로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에 현 상황을 타파할 계기가 필요하고, 그것이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백악관은 집안 싸움을 하고 있고 관세 문제로 공화당 내에서도 잡음이 생기고 있다. 뮬러 특검은 계속 트럼프의 목을 조여오고 있다"며 "본인에게 부담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로서는 뭐라도 하나 큰 건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 상황 타개를 위해 북미 정상회담과 같은 외교적 이벤트를 활용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 방식을 보더라도 북미 정상회담 정도는 어렵지 않게 진행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이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의회의 영향을 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막힘없이 해왔다. 주로 행정명령을 통해 그렇게 해왔는데, 정상회담과 같은 외교안보적인 사안도 여기에 포함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 이전과 이후가 다르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본인 이전에 집권했던 대통령은 다 잘못했고 본인이 하는 것은 잘했다고 주장한다"며 "트럼프 입장에서 김정은과 정상회담은 역사를 만들 수 있는 기회인데 왜 안하겠나"라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종의 '관성'과 같은 것들에 자유롭다는 점도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수용한 배경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 교수는 "트럼프는 지난 2016년 대선 기간 중에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서 '왜 우리가 우리 돈을 내고 이들을 지켜줘야 하느냐'라고 수 차례 말한 바 있다. 이건 방위비 분담금을 높이라는 압력일 수도 있지만, 주한미군 주둔과 같은 사안들도 상황이 바뀌면 얼마든지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동맹보다는 북한이 미국을 치지 않고 위협이 되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이라며 "북한이 핵실험 안하고 미사일 발사하지 않으면, 즉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으면 김정은을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교수는 "일단 트럼프는 김정은과 만나는 것까지는 진행할 것으로 본다. 양측 모두 지도자가 결정하면 그대로 가는 구조"라면서도 "후속 처리 과정에서 의회의 비준이 필요한 경우에는 (합의 이행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정의용(가운데)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접견 결과를 발표하며 오는 5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북미, 밀고 당기는 협상 시작할 것

김준형 한동대학교 교수 역시 이날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현재 분위기와 트럼프-김정은 두 사람의 리더십 스타일로 봤을 때 큰 틀에서 합의를 하고 실무적인 것을 추후에 논의하는 방식으로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지금 양측이 서로의 조건을 맞춰본 것은 하나도 없다. 그나마 나온 것이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잠정 중단하겠다는 정도다"라며 "시일을 두 달 뒤로 빼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과거의 핵, 현재의 핵 그리고 미래의 핵 이렇게 세 장의 카드를 들고 있는데, 이번에 잠정 중단 선언을 하면서 이중에 미래의 핵과 관련한 한 장의 카드를 썼다"면서 "이제 나올 두 번째 카드는 현재의 핵과 관련한 카드인데 이걸 가지고 북미 간 치열한 협상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북미 간 정상회담을 하려면 서로 신뢰가 있거나 북한의 핵과 관련해 조사 과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런데 북미 상호 신뢰가 없다. 그렇다면 결국 현재 북한의 핵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 자체를 가지고도 협상을 하겠지만, 이들이 북한의 어느 시설까지 들여다볼 것인지도 상당한 기싸움이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은 일단 양측에서 협상이 완료된 다음에 이를 국제사회에 확인하고 알리기 위한 것이다.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서로 만날 이유가 없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양측은 어느 정도 수준에서 회담을 합의할 수 있을까? 김 교수는 △북미 간 상호 연락부 설치 △북미 수교 △평화협정 등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한이 핵 폐기 시점을 선언하고 그 때까지 북미 양측이 수교한다는 방식의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CVID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무기 폐기)를 이행하는 시간을 가지고 그에 대한 반대 급부로 북미 수교 등 북한과 미국의 관계정상화가 이뤄지면 이를 6자회담 참가국들이 보증해주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며 지난 2005년 만들어진 9.19 공동성명의 내용을 이행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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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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