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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에 탄 사람들은…'꾼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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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에 탄 사람들은…'꾼들'? '우리'?

[김종배의 '뉴스진맥'] 후보단일화 효과 차단법?

'희망버스'에 대한 두 시각
'희망버스'에 대한 시각이 교차합니다. 한쪽에선 '계산'으로 보고 한쪽에선 '연대'로 봅니다.

'조선일보'는 경찰이 "노동문제를 정치 이슈화하려는 노동계와, 내년 총선·대선에서 부산을 공략하려는 야당 정치인들이 함께 부산의 대표적 기업 앞에서 주기적으로 폭력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희망버스'에 올라탄 사람들을 일컬어 '외부개입세력'이라고 했습니다.

반면에 '경향신문'은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문제는 이제 한진중공업이라는 개별 사업장의 문제를 넘어섰다"고 했으며, '한겨레'는 "사람들은 한진중공업 조합원들이 겪은 일이 더 이상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당신들이 우리다"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했습니다.

어떤 시각이 맞는지를 따지는 건 의미 없습니다. '희망버스'엔 분명 정치성과 시대성이 함께 녹아있다고 봐야겠죠. 정말 중요한 문제는 참가자들의 면면입니다. 200여대의 '희망버스'에 올라탄 사람들의 면면입니다.

'조선일보'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민주노총·진보신당 등 노동·진보단체 60여개로 구성된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라는 단체와 야당 정치인 등"으로 묘사했습니다. 이른바 '꾼들'이 대부분이라는 겁니다.

반면에 '한겨레'는 "일반 시민이나 정당인·노조활동가·대학생·의료인·종교인뿐만 아니라 장애인·성적소수자·철거민·이주노동자·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들도 대거 합류했다"고 전했습니다. 참가자 범위가 매우 넓다는 겁니다.

참가자들의 면면을 이렇게 재는 이유가 있습니다. '꾼들'이 아무리 '선도투쟁'을 벌여도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면 고립되는 법이고, 참가자들이 '정치적 목적'을 개입시켜도 그것이 다수 국민의 동의를 얻는 것이라면 시대의 반영이 되기 때문입니다.

'후보 단일화 효과 차단법'?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이 '후보 단일화 효과 차단법'을 발의한다고 합니다. 모든 선거 홍보물에 후보의 정당을 명시토록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이달 중으로 국회에 제출한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이성헌 의원은 "모든 후보가 당을 밝히고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책임정당정치를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이 사실을 보도한 '중앙일보'는 "이성헌 의원이 이 법안을 마련한 것은 지난해 6.2지방선거와 올해 4.27재보선에서 야당 후보들이 현수막 등에 야권 단일후보라는 사실만 내세우는 전략으로 재미를 봤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말은 맞습니다. '책임정당정치'를 해야죠. 그게 정당정치의 기본원리이니까요. 한데 그렇게 한다고 해서 후보 단일화 효과가 차단될까요?

상징적인 사례가 있습니다. 이재오 특임 장관과 김태호 의원의 선거운동 사례입니다. 두 사람은 각각 7.28재보선과 4.27재보선에서 야권 단일 후보에 맞서 '나홀로 선거전'을 펼쳐 승리했습니다. 비록 당명을 지우진 않았지만 중앙당의 지원을 거절한 채 혼자 발품 팔며 바닥민심을 훑어 겨우 당선된 겁니다.

두 사람은 모두 거물입니다. 한 사람은 이명박 정권의 최고 실세로 통하는 사람이고, 다른 한 사람은 경남지사를 거쳐 국무총리 후보자까지 됐던 사람입니다. 아무리 숨기고 싶어도 '이명박' '한나라당'의 그림자를 지울 수 없는 사람들이죠. 그런데도 두 사람은 '나홀로 선거'를 고집했습니다. 왜일까요?

한나라당 색이 짙으면 짙을수록 선거에 득이 안 된다고 봤기 때문이겠죠.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한 바닥민심이 실망을 넘어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어떻게든 한나라당 색을 빼려 한 것일 겁니다.

그나마 두 사람은 생환했습니다. 전력이 화려하고 인지도가 높아 가까스로 여의도에 입성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뿐입니다. 내년 총선에서는 이런 '나홀로 선거'가 불가능합니다. 어차피 정당 대결로 치달을 선거이거든요.

자칫하다간 이성헌 의원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후보 단일화 효과 차단법' 이전에 '반한나라당 효과 증폭법'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보신일까 헌신일까?
보신과 헌신은 엄연히 다릅니다. 전자는 제 한 몸 살자는 것이고, 후자는 제 한 몸 던지는 것입니다. 그럼 어떨까요? 오늘 조간들이 앞다퉈 보도한 김효석 민주당 의원의 '자기 지역구(전남 담양·곡성·구례) 불출마-수도권 출마' 선언은 어느 경우에 해당될까요?

'불출마'에도 두 종류가 있습니다. '자기 지역구 불출마'에 그치는 게 아니라 아예 출마를 포기하거나 이른바 '적진'에 출마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목 좋은 자리'로 옮겨 출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굳이 대비하자면 전자가 '헌신'이라면 후자는 '보신'입니다.

김효석 의원의 경우엔 후자에 가깝습니다.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김효석 의원은 18대 총선 당시 선거구 조정으로 고향(장성)이 다른 지역구로 떨어져 나가면서 선거구 변경을 검토해 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대한 수도권 여론이 보다 호의적으로 바뀌면서 '정치적 결단을 가장한 지역구 옮기기'는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 이 글은 '미디어토씨'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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