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지휘봉 잡은 문재인, 어떤 화음 만들어낼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지휘봉 잡은 문재인, 어떤 화음 만들어낼까

[정욱식 칼럼] 문재인 특사 외교의 '가능한 최선'은?

문재인 대통령이 회심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등을 대북 특사단으로 파견한 것이다.

이들은 5일부터 1박 2일간 평양에 체류하면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롯한 최고 수뇌부와의 면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의용 실장은 방북 직후 미국도 방문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의 북미 가교 외교가 운명적 순간에 도달하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도 밝힌 것처럼 이번 대북 특사의 핵심 의제는 "북미 대화 여건 조성, 남북 교류 활성화"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사안은 서로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지난 10년간 남북관계의 독자적이고 자율적인 공간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북미관계 개선 여부는 남북관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미 대화를 포함한 북미관계의 개선 여부가 극히 불확실하다.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의지를 보여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조건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전제조건이 달린 대화에는 관심이 없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에게 추구해야 하는 '가능한 최선'은 '한반도의 핵문제와 적대관계의 평화적인 관계로의 전환을 비롯한 상호간의 관심사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하자'는 절충안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북한이 비핵화 문제 논의에도 동의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함으로써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또한 '적대관계의 평화적인 관계로의 전환'은 북한으로 하여금 북미대화를 비롯한 양자간, 다자간 회담에 응하게 할 동기를 만들어줄 수 있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가교 외교는 더 대담한 구상도 포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간의 특사 교환과 북미정상회담 중재가 바로 그것이다. 특사 교환은 한미군사훈련이 예정된 4월 이전에, 북미정상회담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그리고 미국의 중간 선거 이전을 목표 시점으로 삼고선 말이다.

조셉 윤의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이 보여주듯,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라인은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주요 직책을 둘러싼 내부 갈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주인공이 되고 싶어한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보면 결국 최고위급 수준에서의 정책 조율 및 돌파구 마련이 강구되어야 할 상황이다.

북미간의 최고위급 대화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대북 특사단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 석방도 강력히 요구해야 할 것이고, 김정은 정권도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한미군사훈련의 중단 내지 대폭 축소 및 이를 통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의 실질적인 중단도 추진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북미관계에만 올인하는 것은 위험하다. 완충지대를 만들려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군사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남북대화의 동력을 계속 살려나가는 것이 1차적인 과제이다. 또한 올해로 중단된 지 10년째를 맞이하는 6자회담과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합의된 이후 한 번도 열리지 않고 있는 "별도의 포럼", 즉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남북미중 4자회담도 이제는 열어야 할 시점이다.

그렇다.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은 가히 '오케스트라'에 해당된다. 관악기, 현악기, 타악기 등이 최대한 잘 어우러져야 하지만, 어떤 악기가 불협화음을 내더라도 다른 악기들이 이를 상쇄할 수 있어야 한다. 지휘봉을 들고 무대에 올라선 문재인 정부를 숨죽여 바라보게 되는 까닭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정욱식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3

등록
  • 최신순
일반회원
시민k
2018-03-05 12:46:48
00
예언을 하나 하자면, 문재인씨는 탄핵을 당하던가 자살할 것입니다.
어쨌거나 임기를 마치지는 못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역사 때문입니다.
역사란 역이 돌아간 스토리입니다. 어떤 것이 성립하려면 그 반대 것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먼 미래의 궁극의 세계를 위해서는 그 반대현상이 오랫동안 빚어져야 합니다.
즉 맨 마지막 세상을 위해서 역은 그 반대를 돌아서 궁극의 세계를 실현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역이 순차적으로 돌아갑니다.
이 스토리를 묶어 놓으면 역사가 됩니다.

그렇게 볼 때, 역사는 노동자 정치세력을 최후의 정치세력으로 선택하고, 지금까지 유구한 역사를 돌아서 온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 피팅포인트에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노동자 정치세력의 반대 세력과 유사세력을 처단합니다.
그것이 지난 박근혜 탄핵이었고, 역은 다시 유사세력을 처단하면서 피팅포인트를 통과할 것입니다.

역사가 어떤 궁극에 이른다는 것은 그 역이 돌아간 과정을 살피면 알 수 있습니다.

또 역사는 과거에 퇴행물들을 제거해야 합니다.
남한 사회애서 지워지지 않던 과거의 퇴행물은 박정희 망령이었습니다.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신군부는 이미 역사적 퇴행물을 제거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박정희 망령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걸 이번에 지운 것입니다.

그럼 남은 퇴행물은 무엇입니까?
국민들이 아직도 묵시적이든 명시적으로든 승인하고 있는 역사적 퇴행물은 무엇일까요?
김대중과 노무현 정도일 것입니다.
역은 이 퇴행물을 지우면서 역사를 실현시킬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 그 적자인 문재인을 역사에 무대에 세운 다음에 그 퇴행물을 지우는 작업을 할 것입니다.
답글달기
일반회원
시민k
2018-03-05 12:39:52
00
문재인씨 스타일의 경우는 자기 목숨을 내 던져서 무엇을 이뤄냅니다.
특전사 출신의 전형적인 스타일인데요. 특전사 요원은 작전의 성공과 자신의 목숨을 바꾸는 것을 서슴치 않습니다.
지금까지 문재인씨가 정치적 계기마다 뭔가를 할 때, 본인의 자리를 내 던지는 걸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은 5년 단임이고, 그 이상의 자리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씨는 임기 1년까지 내 뱉을 말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대통령직을 내 던지거나, 그 말을 반대로 실현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최악의 경우는 본인이 내 뱉은 말을 반대로 실현시키다가 전국민적 질타 속에 탄핵을 당해서 그 말을 실현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무튼 박근혜를 관찰하면서 이런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답글달기
일반회원
시민k
2018-03-05 12:36:27
00
대통령은 임기초반에는 말을 아껴야 합니다.
언론과의 허니문 기간에도 언론과 다소 불편한 관계를 가져야 합니다.

왜 그런가 입니다. 역학상의 이유입니다.
역이란 어떤 것이 실현되려면 그 반대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통령과 같은 임기제의 경우에 임기 중반까지에 했던 것을 임기 후반부에는 반대로 실현시킵니다.
공약도 반대로 실현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박근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역이 부족하면, 말한 것과 반대로 행위하게 되는 객관적조건에 빠지게 됩니다.
박근혜의 말을 자세히 살펴보시면 임기초반에 의지들이 반대로 관철됩니다. 그리고 초반에는 역으로 가는 것이 잘
보이지 않다가 중반과 후반으로 갈수록 역으로 가는 것이 확실해 지고, 말만 하면 반대로 실현됩니다.
바로 역이라는 것이 이런 것입니다.

문재인씨의 경우를 살펴보면 박근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역으로 가는 추세가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임기초반에 내 놓은 말들이 시간이 흘러가면서 반대로 실현될 공산이 큽니다.

대통령이 하는 중요한 말들을 계속 적어 놓고, 1년 2년 실제 실현된 것을 관찰해 보면, 역으로 실현시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말을 관찰하면서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답글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