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놓고 야당은 일제히 "여성 비하 발언"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얼마 전 내놓은 춘향전에 대한 독창적 해석인 "춘향이 따 먹기"와 소녀시대에 대한 과도한 예찬인 "쭉쭉빵빵"을 묶어 '여성 비하 발언 3종 세트'라는 논평도 나왔다.
궁금하다. 문수 선생께서 평소 얼마나 여성을 우습게 여겼는지가 아니다. 도대체 밤 10시에 어떤 여성에게 전화했는지가 궁금하다. 내 주변을 보건데, 직장 상사가 일 때문에 전화를 걸 경우, 이를 뚝 끊어버리는 강심장녀는 많지 않다. 밤 10시에 오는 전화라면 분명 긴급한 일이라는 건 직장인의 기본 상식이다. 문수 선생이 지난 16년간 국회의원을 거쳐 도지사만 5년째 맡고 있음을 감안할 때, 그의 전화를 끊기란 더 어렵다. 게다가 문수 선생의 '깐깐한 성격'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그런 그의 긴급 전화를 뚝 끊었다? 도대체 그 강심장녀가 누구인지 얼굴 한번 보고 싶다.
경기도청에는 모두 배짱 두둑한 강심장 여성들만 근무하는 게 아니라면 문수 선생의 발언은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 밤 10시에 전화한 여성이 부하 여직원이 아니였다. 그럼 누구? 밤 10시에 유부녀에게 무슨 전화를 했을까? 와우! 그녀는 왜 그 전화를 딱 꺼버렸을까? 흐규흐규, 발칙한 상상은 그만하자! 여성에 대한 '막말'로 '3관왕'에 오르셨지만 문수 선생의 도덕성을 믿도록 하자. 춘향이를 괴롭힌 변 사또를 그토록 미워하는 문수 선생이지 않은가.
두번째, '거짓말'이거나 단 한번의 경험을 과대 포장한 '뻥'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기자는 후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문수 선생의 발언은 한나라당 내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질문을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한다. 여성인 박 전 대표보다 자신의 유능함을 역설하려다 보니 엉겁결에 튀어나온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문수 선생은 박 전 대표에 맞서 친이계가 미는 차기 대권후보 중 하나로 거론된다. 친이계 경쟁자였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전쟁'으로 만신창이가 되면서 문수 선생의 입지는 더 굳어진 듯 보인다. 최근 '막말 퍼레이드'는 이런 자신감의 표현일지도 모른다.
▲ 김문수 경기도지사. ⓒ뉴시스 |
긴말하지 않겠다. '보온병 포탄', '자연산' 발언, 그리고 '오십견' 해명까지. 주목할 대목은 모두 현장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마치 대권을 절반쯤 먹은 듯한 문수 선생처럼 '강연정치'를 통해 어설프게 실수로 삐져 나온 어록들이 아니다. 포탄이 쏟아지는 연평도에서, 기자들과 일대일 대면에서, 5.18 민주열사 묘역에서. 상수 선생의 어록은 철저히 '현장'에서 나온 것이다.
반면 문수 선생의 요즘 행보는 어떤까? 일각에서 '강연정치'라는 비판이 쏟아질만큼 강연을 많이 다닌다. 왜? '대선 조급증' 때문에 그렇다는 분석이 많다.
가공되지 않은 현장과 만들어진 강연, 그 일차적인 차이 이외에도 느껴지는 차이가 있다. 상수 선생의 개그 정치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일차적으로 웃음 짓게 만든다면 문수 선생의 개그 정치는 사실 짜증이 앞선다. 왜 그럴까?
진정성의 문제일 거라 생각한다. 적어도 상수 선생이 많은 이들에게 환호를 받았던 어록은 현장에서, 가공되지 않은 진실을 기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진실이 항상 '옳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짓과 진실의 차이는? 말하면 시간 낭비다.
문수 선생이 가볍게 여기지만 요즘 지역구에 올인한다는 상수 선생도 최근 '아무도 모르게' 지역구에서 조용히 대선 출마 선언을 했고, 그의 대선 출마 선언에 많은 누리꾼들이 환영 의사를 밝혔다. 친이계가 '보온' 상수 선생을 주목하는 건 시간 문제다.
ⓒ대한민국자식연합 |
* '프덕프덕'은 프레시안 기자들이 쓰는 풍자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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