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으로 출범한 바른미래당이 '갤럽'의 첫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한 자릿수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안철수-유승민 대표 등 지도부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는 발휘되지 않았다.
23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따르면, 이 기관이 지난 20일부터 전국 1002명을 대상으로 사흘간 실시한 정례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48%, 자유한국당 11%, 바른미래당 8%, 정의당 6%, 민주평화당 1%로 집계됐다.
이는 이 기관이 바른미래당 출범 후 시행한 첫 조사로. 통합(2월 13일) 이전인 2주 전 조사와 비교하면 구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한 것보다 오히려 신당의 지지율이 더 줄어들었다.
2주 전인 2월 2주 조사에서는 민주당 45%, 한국당 12%, 국민의당 5%, 바른정당 8%, 정의당 5%였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마지막 지지율을 더하면 13%가 되지만, 바른미래당의 2월 4주 지지율은 8%로 오히려 5%포인트나 줄어들었다.
통합으로 인한 지지율 상승 전망은 국민-바른 양당 지도부가 통합을 거세게 밀어붙이는 명분이었다. 지난 1월 18일 안철수·유승민 당시 대표는 '통합 선언'을 발표한 이후 기자들과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매우 강조했다. 양당 통합으로 오히려 의석수가 줄어드는 '뺄셈 통합'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반론이었다.
안철수 당시 대표는 "통합이 덧셈인지 뺄셈인지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들(지지) 아니냐. 많은 국민이 지지하면 덧셈 통합이 되는 것이고, 합했음에도 많은 분이 지지를 철회하면 뺄셈 통합이 되는 것"이라며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나 현장에서 만나본 많은 분들 말씀을 들어보면, (양당이) 합치면 덧셈 통합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유승민 대표도 "의석수라는 게 현실적으로 국회 안에서 힘이나 세력임을 부인할 생각이 없지만, 국민 지지가 더 중요하다. 다음 선거에서는 국민 지지에 따라 의석이 다시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했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5%포인트 상승하며 반등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 평가 조사 결과는 '잘 하고 있다' 68%, '잘못하고 있다' 22%로 집계됐다. 사실상 대통령 지지율로 해석되는 직무수행 평가 긍정률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진 남북 단일팀 논란 등으로 1월 2주부터 기존의 70%대에서 60%대로 떨어졌다. 특히 1월 2주 67%, 1월 3주 64%, 1월 4주 63%로 점점 떨어지는 양상까지 보였으나, 설 연휴 직전인 2월 2주에 63%로 횡보했고 연휴 후 상승세로 돌아선 양상이다.
2월 1주 30%에 달했던 부정 평가도 이번 주에는 22%로 줄어들었다. 직전 조사(28%) 대비 6%포인트 줄어든 결과다.
갤럽이 자체 시행한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85%, 집전화 15% 무작위걸기(RDD) 방식으로 추출한 표본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원 면접 방식으로 실시했고, 응답률은 1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다. 설문 문항 등 기타 조사 관련 상세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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