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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투톱, 김영철 놓고 또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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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투톱, 김영철 놓고 또 '엇박자'

박주선 "거부하기 어렵다는 것 인정"…유승민 "당장 철회할 것 강력 요구"

원내 제3당인 바른미래당이 대북정책 문제를 놓고 거듭 지도부 내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할 고위급 대표단으로 김영철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보내겠다고 한 데 대해, 국민의당 출신 박주선 공동대표는 "재고를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면서도 "북한이 고집한다면 거부하기도 어렵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수용적 태도를 보인 반면, 바른정당 출신 유승민 공동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철을 만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박주선 공동대표는 "본인들(북한)은 부인하고 있지만,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우리 국민은 판단하고 인정하고 있다"며 "평화 올림픽 대표로 참석시킬 북한 대표가 김영철밖에 없는지 북한 측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우선 비판했다. 그는 "천안함 폭침 사태를 생각해 보면 김영철에 대한 국민의 분노 표출은 너무 당연한 일"이라며 "김영철 북한 대표로 오게 되면 평화올림픽의 의미에 찬물을 끼얹게 되고 오히려 갈등과 혼란의 올림픽을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부는 김영철 파견을 재고할 것을 강력히 북한 측에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공동대표는 이어 "만일 북한 측이 김영철을 끝내 고집한다면 평화 올림픽 정신에 입각해 우리 정부가 거부하기 어렵단 점을 인정한다"며 "분단 현실 앞에서 국민이 겪어야 할 고통이고 쓰라림이다. 김영철 방한을 정부가 부득이 받아들인다 해도, 먼저 천안함 피해자뿐 아니라 국민 양해를 위한 선(先)조치가 있어야 하고 대통령이 그런 원칙을 분명히 천명해야 한다"고 했다. 박 공동대표는 또 "자유한국당에서 김영철이 한국을 방문하면 사살이나 긴급체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국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유엔에 가입하고 있는 한국의 공당 입장에서 과도하고 금도를 넘는 발언"이라고 한국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유승민 공동대표는 강경 일변도였다. 그는 2010년 천안함 사태에 대해 "북한은 백령도 앞바다에서 잠수함 어뢰공격으로 천안함을 폭침시켰다"고 단정하며 "저는 김영철의 방한에 분명히 반대하며, 한국 정부가 김영철의 방한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당장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김영철을 만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국군 통수권자가 한국 해군 46명을 살해한 전범과 만나서 대화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는 대한민국과 군(軍), 국민을 능멸하는 행위"라고까지 했다.

유 공동대표는 "전사자 유가족과 국군 장병은 북한의 만행을 결코 잊지 못하고, 생존 장병들은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야당은 건전한 시민들과 힘을 합쳐 김영철의 방한에 저항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영철 방한에 반대하는 국민 청원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몰리고 있다"며 "바른미래당 전 당원과 지지자들은 김영철 방한 반대 국민청원에 나서야 한다"고 조직적 반대 운동을 펼칠 방침을 밝혔다.

두 공동대표의 대북정책 시각차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4일 열린 첫 지도부 회의에서는 남북정상회담 문제를 놓고 박 공동대표가 "비핵화와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가장 효과적 수단"이라며 "초당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한 반면, 유 공동대표는 "비핵화에 도움이 안 되면 하면 안 된다"고 해 시각차를 드러냈다. 다만 박 공동대표는 9일 후인 이날 회의에서는 "북에서 정상회담을 요청했는데, 북미 대화가 선행되고 한반도에서의 비핵화 논의가 가시화되기 전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 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다만 바른미래당 '투톱'의 시각차가 구 국민의당계와 바른정당계 간의 전면적 노선 갈등은 아니다. 오히려 국민의당 출신 몇몇 소수 인사와, 이미 당 주류를 형성한 '중도보수' 정체성의 안철수-유승민계와의 입장차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대북정책에서 보수 노선에 대한 이견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이는 박 공동대표와, 이날 정책위 수석부의장으로 임명된 채이배 의원 정도다.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 가운데서도 안철수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철근 대변인은 전날 김영철에 대해 "천안함 폭침 도발, 목함지뢰 도발 등 천인공노할 대남 도발의 기획자이자 원흉으로 알려진 인물"이라며 "김영철 방문을 수용하는 정부의 태도는 극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안철수 전 대표 본인도 바른미래당 창당대회 당시 "북핵·미사일에는 속수무책인 채 북에 끌려다니며 한미공조 우려만 심화되고 있다"며 "북한이 또다시 7차 핵실험, 미사일 도발을 강행한다면 미국에 당당히 핵 공유 협정 체결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보수색을 완연히 드러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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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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