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북한이 대화 신호를 보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미국 CBS 방송 '60분(60 minutes)' 프로그램에 출연해 "외교 수장으로서 내 역할은 우리가 채널을 열어놓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이 알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선 그들(북한)에게 할 말이 없어서 내가 많은 메시지를 보내지는 않지만, 그들이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알려오는지는 유심히 듣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됐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들이 나에게 알릴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과 어떻게 대화를 하고 싶은지 매우 분명히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그들에게 대화의 필요성을 납득시키기 위해 당근책이 아닌 커다란 몽둥이를 사용하고 있다"며 "그들이 알아야 할 것은 바로 이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강력한 대북제재 압박이 북한에 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에서 틸러슨 장관이 북미 대화의 의제나 대화 방식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하지는 않았지만, 비핵화 협상을 위한 사전 단계로 탐색적 예비 대화가 가능성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 최대 압박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관여 정책을 투트랙으로 본격 가동하겠다는 시그널이라는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12일에도 "북미 대화의 시기는 북한에 달렸다"면서 "대화를 진행하기 전에 당사자들이 의미 있는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한 몇 가지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예비 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 역시 이튿날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는 조치라고 믿을 만한 일을 실제로 하기 전까지 최대 압박 캠페인은 계속되고 강도를 높일 것이지만,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우리는 대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도 "'핵·미사일을 포기하고 대화 테이블에 앉으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고 그에 대한 반응을 듣는 의미에서 북미 접촉은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일본 언론들은 18일 이 발언을 전하며 북미 예비 대화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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