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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성 도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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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성 도착하다

[박물관의 '주름'] "신여성 도착하다"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

# 여기서 '주름'의 의미는 메를로 퐁티의 '존재 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는 움푹한 곳', 즉 이면을 말함. 여기서 표현한 '주름'의 의미는 드러난 전시 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박물관의 전반적인 경영과 사회적 책임 이행을 보려는 것으로 그 의미를 담고자 한다. 박물관은 넓은 의미로 미술관과 과학관, 기념관과 유적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한다.

전시를 소개하는 글은 많다. 그러나 그 의미를 통해 인격적 성장을 생각하는 글은 만나기 어렵다. 전시를 보는 행위는 본질을 놓치지 않기 위한 걸음이다. 왜 사는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해 보기 위함이다.

이 글은 전시비평이라 하나 교육비평에 가깝다. 전시를 교육의 시선으로 보려한다. 마음을 기울이지 않으면 어느 샌가 손가락 사이로 '의미들'이 바람처럼 사라지고 없다. 그걸 붙잡고 싶어 기록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독자들과 마음이 통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신여성 도착하다' 전시 포스터의 장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

신여성이 '도착한다'는 의미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여성'의 굴레에 고달픈 여성들을 그린 전시를 소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신여성 도착하다' 전시다. 시대를 거꾸로 거슬러 오른 여성들,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전시를 본다는 것은 '더 나은 우리'가 되기 위해서다. 내면에 구겨져 잘 보이지 않던 나를 드러낼 거울이 전시다. 뭔가를 보는 행위는 의미 만들기(meaning making)다.

'봄(seeing)'은 그 누군가가 걸어갔던 그 길 위에 '나'를 놓는 것이 아닐까. 전시명은 '도착하다.' 즉, Arrival이다. 정착이 아니라 도착이다. 도착한 그 지점에서 우리와 만날 전시. 무엇이 도착해 있을까. 우리는 늘 떠난다. 그 길에서 신여성을 새롭게 만나보자. 간신히 근대 주체에 '접선'한 그들의 모습을 말이다.

"신여성은 1890년대 영국의 'New Woman' 열풍에서 시작하여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간 새로운 여성성의 아이콘이다. 공통적으로 '근대적 지식을 소유하고 경제적 독립성을 누리고 남성의 보살핌을 받는 존재를 벗어나 소비와 유행의 주역으로서 새로운 가치와 태도를 추구한 여성들'을 말한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에서 '앞 선 여성'을 선보이는 중이다. 전시는 "20세기 여성 중심의 문화사"다. 여성이 구여성이 아니라 신여성인 이유는, 그들이 비로소 주어진 대로 살지 않고, 말하기 시작했기 때문. '말하는' 신여성은 기존의 질서에 문제를 제기했고, 자유와 해방을 요구했다는 것. 그런 여성이 살아낸 그 시대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나는 누구인가'

여성은 언제나 '무대 뒤'에 있었다. 1960년대 지폐에 처음 등장한 여성은 아들을 품에 안은 '모성'이었다. 지금도 그건 별반 다르지 않다. 전근대 여성은 정조를 강요당한, 이름을 빼앗긴 채 '00의 안사람', '00의 어머니', '00의 딸'로 불리는 것이 당연했다. 이름도 없었던 우리의 '언니'들은 '00댁' 일 뿐이었다. 아들은 소중하나 딸은 실패작으로 불렸던 가부장체제. 그래서 붙여진 이름, '끝순이', '말자'로 산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자. 그건 아마도 오늘의 우리를 만들어 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 나혜석의 <자화상> 1928년 추정.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사진제공.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신여성 언파레-드", 2부 "내가 그림이요 그림이 내가 되어: 근대의 여성 미술가들." 그리고 3부 "그녀가 그들의 운명이다 : 5인의 신여성"이다.
신여성들의 그림에는 "나는 누구인가"를 찾는 몸부림이 가득하다. 일제강점기 넉넉한 집안의 여성들은 새로운 도전을 했다. 지주집의 딸들은 고등교육을 받거나, 해외로 유학을 떠나 예술가가 되어 돌아왔다. 그들의 작품에는 '나'를 찾는 붓질이 꿈틀거렸다. 전시의 목소리는 아내이기 전에 한 사람이고 싶은, '어머니'이기 전에 한 존재로 살고 싶은 당찬 여성이 담겨있다. 그들은 나혜석, 박래현, 최승희, 김명순, 주세죽, 김일엽 등과 그 뒤를 이은 그림자 같은 언니들이다. 그들은 저마다 가는 길도 다르고 생각의 빛깔도 다르지만, 시대의 문제를 고발하며 최선을 다했다는 점, 그것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가난과 여성, 그 굴레들

가난한 집의 딸들. 글자도 깨우치지 못했던 대다수 여.자. 끼니를 때우기도 어렵던 그 시절. 그 '언니'들은 어떻게 그 시대를 살았을까. 공장에 가서 허리가 휘도록 일을 해야 했던, 그래서 얻은 별명 공순이. 부잣집 집안 일을 도맡아 하고 밥 한끼를 해결해야 했던 식모들. 그들이 해야 할 최선은 고분고분 말 잘 듣는 것. 그런 그들에게 임금이 지불되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을밀대 지붕에 올랐던 강주룡은 다른 선택이 없었을 것이다. '노동자'의 권리를 그렇게 해서라도 찾아야만 했을 것이다. 여전히 '언니'와 동생들은 높은 탑에 올라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배수진을 쳐야 했던 그들의 삶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전시에서 그 많던 '강주룡'은 찾기 어렵다. 새로운 도전은 잘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두드러진 것은 근대의 여성이 자본주의 사회를 형성해가는 소비자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여성으로 더 많이 그려졌다. 남성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예나 지금이나. 여성이 주체가 되어 작품을 생산하고 새로운 유행에 선도자가 되는 '전시된' 여성은 시대의 주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여성들이 어떻게 '여자답다'에서 벗어나려 했는지를 그리려는 노력은 미흡해 보인다. 무엇이 그들에게 고통인지, 무엇을 그들이 해야 했는지 그 고민과 갈등을 담는 것이 더 중요해 보였다.
최근 새로운 변화가 목격된다. '페미니즘', '#Me too'가 연대로 이어진다. 강남역 10번출구 사건과 소수자인권에서 시작된 담론은 '혐오'로 불거지는 듯하더니, 미술관에 신여성전으로 자릴 잡았다. 이번 전시는 시대의 고민을 담고 있다. 과거 여성들의 새로운 도전은 무수히 좌절되었다. 그렇다 할지라도 누군가 바톤을 이어받아 현 시대의 의미를 함축내고 있다. 새로운 변화는 바로 '말할 수 있다'는 데서 시작되어, 아지랑이처럼 조용히 피어오른다. '나도 그랬어(#Me too)'가 자연스럽다.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남성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봐야했던 나, 그러나 희망은 있다. 젊은 후배들이 새로운 도전을 한다. '순종과 굴종'의 역사를 바꾸자고.

▲ 박래현의 <예술해부괘도, 전신골격>1940. 조시비미술대학. ⓒ국립현대미술관 사진 제공.

"인형이 아니다"

이 전시는 시대와 사회가 강요했던 여성상에 반기를 들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박래현의 그림연습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골격의 실제에서 시작된다. <예술해부괘도>는 서양식이라는 놀라운 그림수업의 접근이다. 교육의 방식이 전통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 나혜석의 입을 통해 전시는 여성이 "인형이 아니라고" 말한다. 김일엽은 <신여성>에서 개조와 해방을 노래한다.

개조!
사회를 개조하려면 먼저 사회의 원소인 가정을 개조하여야 하고, 가정을 개조하려면 가정의 주인 될 여자를 해방하여야 할 것은 물론입니다. (네이버백과사전)

신여성은 나혜석이다. 그러나 가부장체제 속에서 여성들은 아직 머물러 있다. 그 속에서 그들은 존재를 탐색한다. 그 역시 대단해 보인다. '개인' 나혜석은 화가만이 아니라, 어머니의 역할도 완벽하게 해내고 인정받고 싶어 했다. "파워 우먼". 현모도 될 수 없고 양처도 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묻는 그림, <자화상>이 그런 현실을 반영한다. 자화상은 "나는 어디에 있는가"를 묻는 듯하다. 시대를 외면하지 않은 여성들. 식민지국가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었던 여성들, 그들의 목소리는 독립에도 한 목소리를 낸다. "여자선언서"로 참여한다.

▲ <대한독립여자선언서> 독립기념관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사진제공

나혜석이 자신에게 던진 핵심 질문은 네 가지다. 그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이러한 과제에 답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나? 남녀 간 어떻게 살아야 평화스럽게 살까? 여자의 지위는 어떠한 것인가? 그림의 요점이 무엇인가?"

용기 있는 언니들

오늘날 이 물음, "어떻게 살아야 하나"는 전혀 낯설지 않다. 100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도 나혜석이 물었던 그 문제는 유효하다. 우리는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 시대의 여성들은 그 물음 앞에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채 머뭇거린다. 그렇다하더라도 이젠 "나도 그랬어"에 동참한다. 그런 변화의 길목에서 이 전시는 의미가 크다.

전시는 100년 전의 여성만을 다루지 않았다. 현대 여성들의 목소리도 담아냈다. 그들의 입에서 그들의 몸에서, 그들의 표정에서 강요된 여성은 여전히 그 맥을 단단하게 잇고 있었다. "여자는...해야 한다"로 시작되는 사회적 시선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여성들은 그런 통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부장체제는 여전히 공고하고 여성들은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어렵다. 여성들의 지위가 향상되었다고 하지만, 가정 내에서 여성은 약자이고 불완전한 존재로 살아간다. 여성작가, 여성화가라는 카테고리는 여전히 남성과는 다르게 여성이 비주류임을 각인시킨다. 사회가 여성들에게 강요하는 것들도 여전하다. '여성이 스스로 낙태를 결정할 수는 없다, 여성의 모성은 태어나는 것이다, 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이 아니다'는 요구도 팽팽하다. 여성성은 이 사회의 공공재처럼 된 듯하다. 시대가 여성'됨'을 자각하게 한다. '만들어지는 여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어린이들에게 무엇을 물어야 할까

어린이가 있는 가족들은 이 전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어린이 워크북이 홈페이지에 올려졌다. 전시장 입구에서도 워크북을 받을 수 있다. 워크북에서 노리는 것은 "오래된 관습에서 벗어나 사회로 나아가 자신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한 신여성"이다. 워크북의 구성은 12주제로 되어 있다. 맨 처음 '길 위의 신여성'은 남성들이 신여성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묻고, 신여성의 달라진 패션과 취미생활, 새로운 직업을 소개한다. 여학생들의 학교생활을 보여주지만 상대적으로 현모양처에 대해서도 묻는다. <신여성>에 실린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하는 여성의 모습도 담아낸다. 또 다른 신여성에서는 김명순과 무용가 최승희의 삶을 조명한다. 여학생들이 반드시 해야했던 자수공부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잡지 표지를 보여주며 표지 디자인 작성과제를 제시한다.

▲ <신여성> 잡지 표지. 안석주그림, 1933. 권진규미술관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사진 제공

내면을 보는 가이드라인, 발문

워크북은 전시를 보고 자신의 내면을 보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이 되면 좋겠다. 워크북은 이 전시에서 여성의 젠더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는 자료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전시를 보는 데는 발문이 중요하다. 무엇을 물어야 할 것인가는 무엇을 생각하도록 할 것인가와 긴밀히 연결된다. 이를 위해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은 학습목표다. 목표를 추정해보면, "전시를 감상하며 그녀들의 삶과 근대 사회의 모습을 살펴본다"로 보인다. 이것을 분석하면 근대사회의 변화들을 살펴보는 것, 그 가운데 내 삶도 생각해 보는 것 같다. 발문만 먼저 간추려보면,

"① 남성들의 신여성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상상해 봅시다. 여성은 어떻게 여가를 보냈을까요?, ② 전시를 보고 작품 속에서 내가 발견한 신여성의 직업을 적어봅시다.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습니다. 내가 도전해보고 싶은 직업을 상상해 봅시다. ③ 그림 속 현모양처의 모습을 살펴봅시다. 오늘날의 어머니 모습과 어떤 것이 비슷하고 또 다른가요?, <신여성의 일상>에서는 그림을 보고 일이 일어난 차례를 정리하고 순서에 맞추어 이야기를 꾸며봅시다(그림의 여백에 적어봅시다). ④ 나혜석 작가가 남긴 어록과 글입니다. 아랫글을 통해 작가는 어떤 사람이었을지 상상하여 적어봅시다. 시를 읽고 감정을 살려 시를 낭송해 봅시다. 빈칸에 들어갈 단어를 채워보고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알아봅시다. ⑤ 작품 안에 들어갈 그림을 찾아서 붙임 딱지를 붙여보세요. 표지는 잡지의 얼굴이고 잡지가 추구하는 방향을 잘 보여줍니다. 아래의 잡지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표지를 보고 상상해 적어봅시다" 이다.

▲ <신여성도착하다>전 어린이워크북


저항하는 신여성에 초점을

워크북은 자본주의 소비자로 동화되는 모습에 중점을 둔듯하다. 신여성은 '유행에 민감한'여성, 앞 다투어 서양식을 따르는 경도되어가는 여성들을 다루는 듯하다. 워크북에서 그 신여성들이 어떤 갈등을 겪었는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들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그 뜨거운 무엇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묻지 않는다. 그들이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안 될 이유, 그들이 매달렸던 그 질문들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이 전시는 근대라는 시대적 상황에서 존재를 탐구하는 그들의 도전을 너무 가볍게 다룬 듯하다. 사회적 통념에 저항했던 그들의 행위가 용기인가, 일탈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발터 벤야민이 말하는 "거울도시(looking-glass city)" 파리와 경성은 세속화와 대중화에서 유사하다. 파리를 이미지를 생산하는 곳이 아닌 소비하는 곳으로 그린 점도 비슷하다. 거울 이면에 스며있는 계급관계와 생산관계를 간과한 점은 핵심을 비껴간 듯하다. 자칫 '물신'인 시장상품에 경도된 여성으로 신여성이 읽힐 가능성도 얼핏 느껴진다 수잔 벅 모스 지음. 김정아 옮김(1991).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 문학동네. 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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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먼저, 여성과 어머니, 아내, 인간과는 어떻게 다른가와 같이 개념을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작품에 관한 질문에서 '상상해보라'는 요구보다는 근거를 찾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작품에서 특징을 찾아낸 뒤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도록 해야 한다. '상상해보라'는 것은 탈 맥락적인 제안이다. 이것은 의미를 찾아야 하는 작품 감상에서 사고를 진전시키지 못하게 한다. 바람직하지 않다. 미술이 정서적 측면을 다룬다고 해서 무조건 상상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작품은 사고의 결과다. 작가의 시선으로 작품을 해석할 수도 있고, 관람자의 경험으로 그 작품을 해석할 수도 있다. 작품을 통해 우리는 대화를 할 수 있다. 워크북은 그 대화를 풍부하게, 본질을 여는 장치여야 한다.

다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당시 여성을 보는 시각과 이들의 주장이 배치되는 그 장면을 포착하여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발문은 현재와 과거, 혹은 남성과 여성을 비교하는 시각, 여성에 대한 고정된 인식 즉 관습이 왜 문제인지를 관람자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해야 한다. 각 시대가 요구하는 여성상과 충돌하게 되는 그 여성들의 주장에 대해 왜 그런지, 그 이유를 물어주면 좋겠다. 마지막 과제에서, 여성잡지의 표지를 상상하는 것도 좋겠지만, 근대를 살아낸 그 여성들이 진정 무엇을 원했던가를 생각해 보도록 했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신여성이라는 개념은 과거 현모양처 식의 여성성에 대해 반기를 든 것, 즉 존재를 찾아가는 저항이라 할 수 있다. 여성과 남성이 어떻게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할 것인가의 문제도 생각해 보면 좋겠다. 어린이들이 여성이든, 남성이든, 자신의 젠더 정체성을 통해 이 세상을 다시 읽어낼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다. 이를테면 '너는 어떻게 살래?, 어떻게 살고 싶니?, 어떤 여성(남성)이 되고 싶니?, 무엇이 너에겐 더 중요하니?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남성)의 삶은 무엇이니?' 이런 질문들이 있다면, 현대를 살고 있는 어린이들이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다듬어갈 수 있을 것이다. 즉 어린이들이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게 할 것인가를 물었으면 한다. 사람을 키워내는 것은 그 사회의 정신일 것이다. 어떤 정신이 살아있도록 할 것인가, 그것이 그 사회의 질과 삶의 의미를 생산한다.

<전시소개>
전시기간: 2017. 12. 21 ~ 2018. 4. 1
○ 전시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전관(2, 3층)
○ 작 가: 강대석, 구본웅, 김광배, 김규택, 김기창, 김능해, 김선낭, 김소판례, 김연임, 김용조, 김은호, 김인숙, 김인승, 김주경, 김중현, 김춘원, 김환기, 나상윤, 나혜석, 노수현, 마츠다 레이코, 문지창, 박래현, 박을복, 박흥순, 배정례, 서동진, 손응성, 손일봉, 심재순, 안석주, 안종화, 양주남, 오지호, 우메하라 류자부로, 원금홍, 유봉임, 윤정식, 윤효중, 이갑향, 이병일, 이순원, 이유태, 이인성, 이제창, 이중섭, 이쾌대, 이현옥, 임군홍, 장광길, 장선희, 장순린, 장우성, 장전문, 전명자, 정찬영, 정희로, 주경, 천경자, 최계복, 최근배, 함죽서, 후지이 코유(권혜원, 김도희, 김세진, 김소영, 조영주) (총 68명, 가나다 순)
○ 전시작품/자료: 회화, 조각, 자수, 사진, 인쇄미술(표지화, 삽화, 광고), 영화, 대중가요, 서적, 잡지, 딱지본 등 500여 점(작품 100여 점/자료 400여 점)
○ 관 람 료: 3,000원
○ 주 최: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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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숙

교육학박사. 성공회대 연구교수. 박물관의 전문직인 정학예사. 박물관교육의 새로운 교육콘텐츠를 개발하는 기관 <새롭게보는박물관학교> 대표. 박물관은 일반대중들에게 아직은 낯선 곳이다. 박물관에서 성찰하고 존재의 의미를 찾는 방법을 안내하는데 마음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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