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강원랜드 호텔 시설 개축공사에 태백지역 한 업체가 수주를 맡았다.
추정금액 4억 5000만 원의 이 공사를 맡은 A업체는 공사비의 10%인 4500만 원을 강원랜드에 계약금으로 납부하고 그날 저녁 임직원들은 조촐한 계약축하 파티를 가졌다.
그러나 다음날 자세한 설계도면과 실제공사비 등을 강원랜드에서 받아 실제 공사비와 사업비 등을 산정한 결과 총공사비가 5억 5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강원랜드 시설 개축공사를 진행하게 되면 최소 1억 원의 적자를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당황한 이 업체는 강원랜드에 실제공사비를 5억5000만 원으로 올려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미 (공사를)계약했기 때문에 공사비 인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민하던 A업체는 계약금과 공사를 포기하고 돌아서야 했다.
A업체 관계자는 “폐광지역 업체에 우선 공사를 발주한 것에 대해 계약당시에는 강원랜드에 고마워했고 매우 기뻐했다. 그런데 다음날 강원랜드에서 공사도면과 사업내역서를 받아 실제공사비를 산정한 결과 계약금액보다 최소 1억 원의 공사비가 더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랜드에 공사비 인상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해 공사를 포기했다. 계약금 4500만 원을 날리는 것이 최종 공사로 인한 손실비용보다 적기 때문에 눈금을 머금고 포기했다. 폐광지역을 위해 설립된 강원랜드가 오히려 폐광지역 업체의 어려움을 외면하면서 갑질만 일삼는 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을 알겠다.”고 토로했다.
2017년 11월 강원랜드는 36억 원 규모의 강원랜드 호텔 식음식업장을 비롯한 페스타 플라자 리모델링 전기공사를 실적제한 경쟁 입찰과 전국 발주로 입찰 공고한 뒤 업체를 선정했다.
규모가 작은 전기공사까지 폐광지역이나 도내 입찰 제한 대신 전국으로 입찰을 확대하자 업체들은 국가계약법상 240억 원 미만 발주공사 지역의무공동도급을 외면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런 사정은 주류납품도 마찬가지.
지난해 10월 실시한 강원랜드의 수입 위스키와 와인 등 22억 원 규모의 주류 납품구매 입찰도 지역제한 대신 전국 발주로 확대해 폐광지역 업체들이 역차별 피해를 호소했다.
수입 위스키와 소주, 맥주는 한 품목으로 와인도 역시 한 품목으로 해서 폐광지역으로 제한했다가 강원도, 역시 지난 2015년부터 전국 업체로 확대 시켰다.
그러나 최저입찰로 시행하면서 전국 유수의 업체들이 강원랜드 입찰을 포기하고 도내 업체 몇 곳과 충북의 제천업체만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문제가 되도 있는 와인 납품 문제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강원랜드는 수입 위스키와 맥주 및 소주를 한 품목으로 해서 입찰을 진행하고 와인은 단독으로 입찰을 진행한다. 와인의 경우 강원랜드가 전국 유명호텔의 시장조사를 통해 270여 품목의 다양한 와인을 입찰공고 낸다.
문제는 추정가격이 너무 낮다는 점이다. 와인입찰에 참여하려면 마진이 전혀 없는 가격이나 수입원가 보다 낮은 가격(공가)에 적자를 볼 정도의 낮은 가격으로 참여해야 한다. 1병에 100만 원이 넘는 와인을 절반 이하 가격으로 납품하도록 하고 자신들은 20% 이상 이익을 보는 현행 납품구조는 갑질에 다름 아니다.
폐광지역 경제회생을 위해 설립된 강원랜드가 오히려 폐광지역 업체에 손실을 입히고 있는 것은 모순이다. 이런 걸 따지면 강원랜드는 당신들이 참여하지 않아도 참여할 업체는 줄을 서 있으니 조용히 하라는 투다.”
아울러 냉동수입육 구매방식 역시 매년 연말에 실시하던 입찰공고를 특별한 사유도 없이 2개월가량 늦춘 2017년 2월 지역제한 대신 전국입찰로 바꿔 논란을 자초했다.
냉동수입육 구매방식은 일반 식자재와 마찬가지로 구매는 매년 12월 입찰을 진행했으나 LA갈비와 찜갈비 등 냉동품목을 도내입찰을 전국입찰로 변경하느라 입찰시기를 늦췄다.
또 올 들어서도 지난달 입찰공고를 통해 냉동수입육에 대한 입찰업체를 선정했어야하지만 5일 현재까지 입찰공고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냉동수입육 입찰은 지난해보다 다시 1개월가량 늦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강원랜드호텔 현업부서는 물론 계약부서에서도 냉동수입육 입찰연기와 관련해 안내나 설명도 없이 입찰을 마냥 연기하면서 업체들은 대책도 없이 기다리고만 있다.
아울러 냉동수입육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는 바람에 지난해 냉동수입육 가격 폭등으로 납품업체가 상당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강원랜드는 입도 벙긋 안한다. 국내 유명호텔들의 냉동수입육 납품계약 기간은 3개월 단위로 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강원랜드 식자재 납품도 처음에는 폐광지역 제한입찰로 운영하다가 강원도, 혹은 전국입찰로 확대하는 등 사장이 바뀔 때마다 입찰제도가 바면서 업체들에게 혼선을 안기고 있다.
냉동수입육을 전국입찰로 진행하게 되면 강원랜드는 ‘비용절감 효과’를 주장하지만 업체는 대조적으로 손실이 불가피하다. 강원랜드 설립이후 냉동수입육 구매방식은 대부분 경영진이 바뀔 때마다 지역업체를 홀대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지역업체들이 수시로 반발했고 지역상공인들이 구매제도개선을 여러 차례 건의했다.과거 수입축산물 구매는 2001년~2006년까지 폐광지역 4개 시군 식자재업체를 대상으로 총액입찰(한 업체가 전 품목을 낙찰 받아 납품하는 방식)로 진행했다.
그러나 특정업체가 식자재를 독식하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강원랜드는 품목별 입찰(납품 가능한 품목만 낙찰 받아 납품하는 방식)로 전환하고 계약기간은 3개월로 한정했다.
이후 강원랜드는 2007년 폐광지역과 아무 연관도 없는 한국관광용품센터(KTS)와 수의계약으로 냉동수입육을 납품하는 방식으로 해당업체에 2009년까지 3년간 특혜를 주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 반발하자 강원랜드는 2010년 수입축산물 가운데 쇠고기는 전 품목을 총액입찰에 계약기간 1년으로 하는 전국입찰로 변경했다. 당시 전국입찰 문제로 지역 업체들이 반발했다.
식자재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입축산물 가운데 전국입찰과 강원도 제한입찰로 냉동과 냉장품목을 갑자기 변경한 것은 횡포 수준”이라며 “연말에 하던 수입축산물 구매일정을 연초로 갑자기 변경하면서 냉장과 냉동품목을 도내입찰과 전국입찰로 바꾼 것은 꼼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특급호텔의 냉동수입육 구매방식은 환율과 수입고기의 가격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1년 계약은 업체에 지극히 불리한 제도”라며 “업체를 보호해 주는 입찰방식을 외면하고 수시로 입찰규정을 바꾸는 것은 역차별이고 모순”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원랜드 입찰제도 문제의 가장 큰 리스크는 감사실에서 전국입찰, 도내 입찰, 폐광지역 입찰을 개입하는 바람에 현업부서-구매계약팀의 업무체계가 흔들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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