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는 현금화가 되지 않는 100달러짜리 블랙머니를 이용해 국내에 거주한 외국인에게 투자사기 행각을 벌인 라이베리아인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기미수 등의 혐의로 라이베리아인 K모(38) 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K 씨는 지난 2017년 12월 국내에 거주하고 있던 브라질인 B모(35) 씨에게 접근해 "'블랙머니'와 '그린머니'의 현금화에 1억을 투자하면 2배를 주겠다"고 범행에 가담할 것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블랙머니와 그린머니는 국제사기단이 주로 사용하는 소품으로 100달러(10만원 상당)를 음영으로 처리해 실제 현금화가 되지 않지만 약품과 기계를 이용해 현금화할 수 있다고 투자를 요구해 금품을 가로채는 데 사용되고 있다.
기존에는 국외에서 이메일이나 전화로 국내 피해자를 현혹해 각종 명목으로 금품을 편취하다가 피해자가 의심하게 되면 국내로 입국해 신뢰감을 쌓은 후 블랙머니 현금화 장면을 거짓으로 보여주고 투자금을 받아내왔다.
경찰에 따르면 K 씨는 자국에서 구입한 블랙머니와 현금화 매뉴얼을 가지고 입국해 자국민으로 의심되는 서울 거주 외국인으로부터 그린머니도 구입한 후 대구에서 B 씨가 경영하는 식당에 직접 찾아갔다.
K 씨는 아프리카 구호금으로 사용되는 블랙머니와 그린머니를 현금화하기 위해서는 약품 구입비가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고 '바꿔치기' 수법으로 블랙머니를 현금화하는 장면을 시연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 권유를 시도했다.
특히 K 씨는 100달러의 그림을 음영으로 처리해 비치게 하는 등 종전보다 정교한 블랙머니를 활용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구입한 그린머니를 함께 사용했고 블랙머니의 유래와 복원방법이 기재된 영문 매뉴얼을 활용해 피해자들이 쉽게 현혹되도록 했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머니와 그린머니는 실제로 있는 돈이 아니고 국제사기단이 만들어낸 허구다"며 "그럼에도 국외 사정에 어두워 사기를 당하는 피해자들이 늘어나고 금액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블랙머니 사기사건을 국정원 등 관련 기관과 협력해 단속하고 있음에도 유사한 범행이 반복되고 있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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