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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똥통, 제발 좀 치워주십시오"

[언론 네트워크] 내성천 수장시킨 영주댐, 이대로 둬야 합니까?

영주댐을 왜 해체해야 하는가?

내성천에 들어선 영주댐이 지지난해 10월 준공을 했다. 이제 곧 담수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왜 영주댐을 해체하고 내성천을 국립공원 내지는 국가습지로 지정해 보존하자는 것인가?

왜냐하면 마지막 4대강사업인 영주댐의 전제 자체가 잘못됐고, 영주댐을 유지했을 때의 가치보다 내성천을 온전히 보존했을 때의 가치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주댐은 MB 최악의 범죄행위이기 때문이다.

영주댐의 주목적(편익의 90% 이상)은 낙동강의 수질개선이다. 낙동강은 지금 보로 물을 가둬 물이 그득하다. 그 양이 6억7천만톤이나 된다. 그 많은 물이 가둬진 곳에 영주댐에서 조금씩 물을 흘려보낸들 수질에 어떤 영향을 끼친단 말인가? 더욱이 지난여름 영주댐의 녹조라떼는 오히려 댐을 건설해 내성천의 수질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한마디로 영주댐은 정체불명의 댐이란 소리다. 이 댐을 위해 국민혈세 1조1천억이 날아갔다.

▲ 지금은 영주댐으로 수장되어버린, 모래강 내성천의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모습이다. 금강마을 앞 (2012년) ⓒ박용훈

▲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래강 내성천. 지구별 유일의 모래강 내성천. (2012)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 녹조라떼 영주댐 1급수 내성천이 댐을 지어 물을 가두자 심각한 녹조현상이 발생했다. 낙동강 녹조라떼보다 더 지독한 녹조라떼의 강이 되어버렸다. 이건 MB가 저지른 최악의 범죄행위다.(2017.7)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이런 영주댐의 물로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시킨다는 것은 더욱 어불성설이다. 차라리 댐을 허물어 과거처럼 맑은 1급수 물과 모래가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간다면 낙동강 수질개선에 오히려 더 도움이 될 것이고, 그것은 낙동강 재자연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내성천은 예전부터 낙동강으로 맑은 물과 모래를 50% 이상 아낌없이 공급해주는, 낙동강의 어머니와 같은 강이 아니었던가.

또한 내성천은 '흰수마자'란 귀한 물고기의 고향이기도 하다. 흰수마자는 우리나라밖에 살지 않는 우리 고유종으로 그 서식처가 제한돼 있어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종으로 보호받고 있다. 녀석은 고운 모래톱이 발달하고 물이 맑은 모래강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주댐 공사는 내성천에서 고운 모래들을 앗아감으로써 내성천의 깃대종이라 할 수 있는 흰수마자 생존에도 치명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귀한 생명 한 종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영주댐은 사라져야 할 이유가 충분한 것이다.

종이 하나 사라진다는 것은 모든 만물이 연결된 존재라는 인드라망의 생명그물 한쪽이 끊어진다는 것으로 생태계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그 결과는 우리인간도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멸종위기종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은 이 거대한 생명그물을 지키는 일로써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내성천의 깃대종 흰수마자 내성천이 고향인 우리나라 고유종 흰수마자의 신비한 모습. 모래색과 같이 진화한 녀석은 모래톱 속에서 살아간다. 신의 숨결이 절로 느껴지는 생명체가 아닐 수 없다. 멸종위기종 1급인 이 귀한 생명체는 내성천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었지만 영주댐 공사로 중상류에서는 멸종했으며, 하류에서도 그 개체수가 극감하고 있다. 법정보호종들을 사지로 내몬 MB의 심각한 범죄행위다.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또한 내성천은 비단 흰수마자뿐 아니라 다양한 멸종위기종들의 주요 서식처다. 사람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산지와 잇닿은 공간이 많은 내성천은 야생동물들의 낙원이다. 강변 모래톱의 수많은 발자국은 이곳이 수많은 야생동물의 주요 서식처임을 그대로 증명해준다.

이와 관련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오충현 교수는 말한다.

"내성천과 같은 서식처는 국내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이곳이 훼손될 경우 이 지역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생물들은 멸종할 위험이 매우 높다. 이런 점에서 내성천의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이 지역의 자연환경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대책 마련이 꼭 필요하다."

내성천은 또 감입곡류 지형을 간직한, 드넓고 깨끗한 모래톱이 만들어내는 경관이 특히 아름다운 강이다. 모래가 함께 흐르는 강으로 우리강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강 하나쯤은 원형 그대로 보존해 누대로 물려줄 필요가 있다. 영주댐이 유지되는 한 내성천 고유의 경관은 사라지게 된다.

▲ 감입곡류 내성천 감입곡류 하천의 전형을 보여주는 내성천 회룡포의 아름다운 모습. 자세히 보면 용 두 마리가 승천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2013.9) ⓒ신병문

지구별 유일의 하천 내성천

내성천은 무엇보다 우리를 위해서 필요한 강이다. 모래가 흐르는 강을 따라, 우리 고유종인 흰수마자가 노니는 강을 따라 걸어보면 이 강의 가치를 바로 알게 된다.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강, 그 생명의 공간에서 지친 영혼을 위로받을 수 있는 강, 이런 강 하나쯤은 남아있어야 하는 게 아니겠는가.

"그렇게 예쁜 강은 더 이상 과학자가 아니라 아름다운 경관이 사람의 마음을 울려서 시인이나 어린아이가 된 듯 느꼈고, 은퇴해서 여생을 보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입니다. 특히 내성천의 모래사장은 너무나 자연적인 레크레이션을 만들어주는 것이어서 어떤 건축가나 조각가도 그런 경관을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미국의 수많은 강을 가보았지만 이 정도로 아름다운 강은 한두 군데 보았을 정도입니다. 한 인간으로서 이런 보물을 잃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2010년 방한해 내성천 회룡포를 둘러본 미국 환경계획계의 석학인 버클리대학교 랜디 헤스터교수의 감탄이다.

▲ 아이들이 안심하고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강 내성천. 온몸으로 산 체험을 할 수 있는 이런 강은 흔치 않다.(2014.7)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두 번이나 낙동강과 내성천을 찾아 4대강 현장을 둘러본, 독일 최고의 하천 복원계의 전문가 카를스루 공대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 또한 내성천의 가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내가 생각하는 강은 어떤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강을 향해 다가갈 수 있어야 하고, 물속에서 뛰어놀 수 있어야 하고, 발을 담글 수 있어야 한다. 바로 한국의 모래톱에서처럼 이런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 강이다."

오랫동안 내성천을 기록해온 사진작가 박용훈 씨는 내성천의 아름다움을 다음과 같이 생생한 언어로 묘사한다.

"강변 따라 걷다가 조심조심 강안에 발을 들여놓으면 강물 따라 모래알들이 흘러가는 것이 보이고, 놀란 갈겨니들이 물속에서 휙휙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이곳이 강인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모래가 발가락을 꾹꾹 누르는 촉감이 즐거워서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강에 발을 들여놓았던 자리는 저만치 아득하다.

아이들은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닌데 어느새 하늘을 바라보며 강물에 몸을 마낀다. 잠깐 사이에 강과 친해지고 믿음이 생긴 것이다. 호기심 많은 아이는 젖은 모래톱에 작은 구멍을 파보다가 환호성을 하고 아이들이 모여들며 여기지기 파헤쳐본다. 섬진강 재첩보다는 좀 작지만 그래도 재첩은 재첩이다. 갑자기 눈앞에선 언뜻 파란색을 띈 물총새 한 마리가 수면 위를 빨랫줄처럼 지나가 강 건너로 사라진다. 몇 걸음 더 나아가자 나무그늘 물위에서 원앙 한쌍이 푸드득 날아올라 타원을 그리며 멀리 날아간다. 알락할미새 한쌍은 쏜살같이 수면 위를 얕게 날며 멋진 곡예비행을 펼치는데 어디선가 뻐꾹새 우는 소리가 정겹다.

수달과 고라니의 발자국은 백사장 따라 천지이고 꼬마물떼새가 나에게 무슨 볼 일이 있는지 나타나 거리를 둔 채 몸을 뒤틀며 유혹한다. 들에서나 볼 것 같은 나비들이 모래톱에 군무를 즐기고 아이들은 그런 나비와 잠자리를 쫓아 모래밭을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백사장에 둘러앉아 싸온 김밥과 과일을 깎아 먹거나 모래톱 경계 버드나무 그늘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면 선경이나 휴양지가 어디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행복이 멀리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내성천을 들어 모래밭과 강을 걸어본 사람들은 이 강이 얼마나 귀하고 고마운지 금방 안다."

▲ 모래강 내성천을 찾은 비오리 한쌍이 수면 위를 날고 있다. 한 폭의 그름이다.(2014.4)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 내성천에서 백로들이 평화로이 물고기 사냥을 하고 있다.(2014.4)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강은 인공수로가 아니라, 수많은 생명의 공존의 공간이다

4대강사업은 이명박근혜 정권의 적폐 중의 적폐다. 22조 2,000억원이나 되는 국민혈세를 탕진하고 우리국토의 근간이 되는 4대강의 생태계를 완전히 망쳐버린 사업이다. 마지막 4대강공사인 영주댐 공사로 인해 우리하천 원형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내성천도 망가지고 있다.

4대강사업의 폐해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지자체마다 벌이고 있는 4대강사업 식의 지천사업으로 이어져 지천들마저 콘크리트 인공하천으로 빠르게 뒤바뀌고 있다. 우리 강들을 인공의 수로로 뒤바꾸고 있는 것이다.

▲ MB가 창조한 녹조라떼 영주댐 MB는 4대강을 망치는 것도 모자라 우리하천의 원형인 내성천도 망쳐놨다. 녹조라떼 영주댐은 MB의 '똥통'이다. MB의 심각한 범죄행위의 결정판이다.(2016.8)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 제2의 4대강사업인 지천공사 경북 군위의 아름다운 하천 곡정천이 4대강사업 식의 하천공사로 인공의 수로가 돼버렸다.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그러나 강은 단순한 인공수로가 아니다. 강은 생명의 공간으로 그 자체로 살아있는 유기체라 할 수 있다. 강은 살아있는 역동적 존재로서 갈수기와 홍수기를 반복하면서 스스로를 정화해나가고 수많은 다양한 생명을 키운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은 물을 마실 수밖에 없고, 따라서 강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강의 인공수로화나 댐은 강의 생태적 단절을 초래해 많은 생명들이 강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게 되고, 그 결과 결국 죽음으로 내몰게 된다. 강을 막고 댐을 짓거나 인공의 수로로 만드는 것은 강을 죽이는 행위이자, 수많은 생명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행위에 다름 아닌 것이다.

▲ 고라니 한 마리가 물을 마시기 위해 내성천을 찾았다. 이처럼 내성천을 찾는 수많은 다양한 동물들이 있다.(2016.7)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이제 하천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강은 단순한 물길로 보는 시각을 벗어나 강은 인간뿐 아니라 다양한 생명들이 공존하는 공간이자 그 자체로 살아있는 유기체로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으로 말이다.

내성천을 국립공원이나 국가습지로 지정해 보호하자


그런 의미에서 영주댐을 유지했을 때의 가치와 내성천의 가치를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해봐야 한다. 그래서 영주댐보다 내성천의 가치가 더 크다면 내성천을 그대로 보존해 누대로 물려줘야 한다. 내성천 같은 강은 우리나라 아니 전세계적으로도 하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성천을 국립공원이나 국가습지로 지정하자는 것이다. 이왕에 영주댐에서부터 상류로 20㎞에 해당하는 수몰지 면적 10.46㎢는 국가 땅으로 귀속됐다. 이 영역은 내성천 전 구간 중에서도 가장 경관이 아름다운 곳(운포구곡)이 포함돼 있고, 생태적으로도 가치가 큰 곳이다. 이 영역들은 이미 국가에 귀속돼 있기 때문에 이들을 국립공원이나 국가습지로 지정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더 쉬울 수 있다.

내성천의 핵심구간이라 할 수 있는 이 구간을 강의 영역으로 되돌려 준다면 어쩌면 내성천은 지금보다 더 자연스럽게 살아있는 강의 모습을 회복해갈 수도 있을 것이고, 내성천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하천의 역동성을 다시 되찾는, 그야말로 우리하천의 원형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그로 인해 이른바 생태관광의 이름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모을 수도 있게 돼, 지역경제를 살리는 방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SOS 내성천! 영주댐을 허물고 모래강 내성천은 흘러야 한다.(2015.7)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물론 지난해 준공한 댐을 허무는 것은 우리사회에서 크나큰 결단을 요하는 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 일은 우리강의 원형을 되살리는 일이자, 댐으로 인해 죽음으로 내몰리는 수많은 생명을 되살리는 생태정의를 구현하는 일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가 강을 바라보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교정할 수 있는 기회란 점에서 꼭 필요한 결단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땅의 미래세대인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 그 목적도 잘못된 녹조라떼 영주댐을 물f려줄 것인가? 아니면 살아있는 대자연으로서의 내성천을 물려줄 것인가? 그 해답은 너무나 자명하다. 내성천을 내성천답게 만들어가는 일은 어쩌면 지금이 시작일 수 있다. 내성천을 국립공원이나 국가습지로 만드는 것은 그 첫 발걸음이다.

그것은 생명의 강을 되찾는 길이자, 우리사회가 생명을 대하는 의식을 보다 성숙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점에서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 우리 아이들에게 온전히 물려줘야 할 강 내성천.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2014.7)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 모래에서도 꽃은 핀다. 이곳이 내성천이다. 영주댐 허물고야 말 내성천 회생의 희망의 싹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께 간절히 부탁드려본다.

"대통령님, 우리 미래세대들을 위한 강이자, 국보급 하천 내성천을 정녕 이대로 수장시키고 말 것인지요? MB의 똥통을 제발이지 좀 치워주십시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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