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자유무역협정) 처리 문제와 관련해 여야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29일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는 "박지원 원내대표의 결재를 맡아 처리를 하느냐. 차라리 김정일 위원장에게 결재를 맡아서 하라"는 식의 강경 발언까지 나왔다.
전날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박 대표가 (북한인권법 처리에) 협조하지 않아 '그러니까 당신이 종북주의자라는 말을 듣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해 논란이 일었다. 의사일정에 협조하지 않는 민주당에 연일 색깔론을 제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초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2시로 에정된 본회의에서 비준안을 처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전날 외교통상위원회 일방 통과를 이유로 민주당이 의사일정을 보이콧하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결국 한나라당 정옥임 원내대변인은 의총 중간에 브리핑을 통해 "오늘 야당과 비준안 처리 합의가 안 될 경우 5월 국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재보선 참패 이후 가뜩이나 민심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일방적 국정운영 모습이 불거지면 좋을 게 없기 때문.
정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6월 처리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인데, 오늘 의원총회에서는 4월에 처리해야 한다, 시급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고 전했지만 "그러나 한나라당이 한EU FTA를 단독으로 처리하면 후폭풍이 예상된다는 현실적인 우려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협상에 돌입한 상황이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한EU FTA는 관련 상임위원회만 9개에 달할 만큼 방대하고 폭넓은 국제조약인데 외통위에서 의견을 받은 관련상임위는 유일하게 농림수산식품위 단 한곳 뿐인데 그나마 농림수산식품위원회의 의견조차 외통위에서 심도있게 논의된 바 없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또 "SSM(기업형 수퍼마켓)의 횡포로부터 중소유통상인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유통법과 상생법이 한EU FTA에 의해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것은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연기
이날 한나라당은 당내 주류와 비주류간 의견충돌이 있었던 사안인 원내대표 경선 시기를 기존의 내달 2일에서 6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정옥임 원내대변인은 "경선 연기는 이번 재보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반성하는 의미에서 연찬회 등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뒤 새로운 사령탑을 선출하자는 의미"라며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한나라당은 대신 5월 2일 하루 동안 의원연찬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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