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조기 대권 레이스에 불을 붙였다. 정 전 대표는 재보선 참패 다음날인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1년 반 전부터 대권 후보는 당직을 맡을 수 없다는 당헌당규 조항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은 관리형 대표 체제에 결과적으로 너무 오래 익숙해졌다"며 "박근혜 전 대표를 포함해 당에서 (내년 총선 대선을) 책임질 수 있는 분들이 다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나도 당권 도전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재보선 패배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현실에 안주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이대로 가면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가 없다.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국민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한나라당의 미래를 이끌 책임있는 분들이 이제 당을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할 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인 동시에 승계직 대표를 한차례 지냈던 정 전 대표도 선출직 대표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한나라당 당헌 당규에는 대선 출마자는 대선 1년6개월 전에 사퇴하도록 한 '대권ㆍ당권 분리 규정'이 있다. 내년 대선 출마 예정자는 6월 중순부터는 선출직 당직에 도전할 수 없게 돼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총사퇴 의사를 밝힌 상황이라 조기 전당대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즉 당대표를 선출하기 전에 이를 개정해 대권 주자도 당권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정 전 대표의 주장이다.
정 전 대표는 "앞으로 한나라당을 새롭게 이끌려면 강력한 리더십,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나라당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지금 상황이 아니더라도 평상시 이런 조항(당권 대권 분리)은 상식에 맞지 않는 조항이라고 생각해왔다"고 거듭 개정을 주장했다.
그는 지난 19일 이명박 대통령과 단독으로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정 전 대표에게 "배수진을 친 것처럼 열심히 하라"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권 주자' 정 전 대표를 격려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과 면담에서 당헌당규 개정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한나라당 전반에 대한 상황을 말씀드렸다고 그렇게 이해해달라"고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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