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대구시 중구 성내1동 동성로 39 CGV대구한일극장 앞 인도에 설치된 천막농성장 현수막 내용이다. 대구에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동성로 횡단보도 앞 인도에 설치된 농성장에 황당한 주장의 현수막 여러 점이 내걸렸다. 내용을 자세히 보면 "전교조 여교사의 세월호 참사의 양심선언", "무서운 음모의 진실", "세월호는 북한의 지령에 의해 기획적으로 일으킨 사고"라는 비상식적 주장이 적혔다.
농성장 뒷면 현수막에는 '4.16 세월호 참사 하루 전날'이라는 제목으로 당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트위터를 소개했다. 2014년 4월 15일 김 교육감이 '무사히 구조되길 바란다'는 트위터를 올린 게 조작 증거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수막에는 "하루 전 날짜로 글을 올릴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이라는 물음이 있다. 하지만 이는 트위터 시차 오류에 의한 것으로 이미 밝혀진 사안이다. 김 교육감이 참사를 예견해 트위터를 올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황당한 현수막은 세월호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 폄하로 이어졌다. 같은 장소에 설치된 다른 농성장 현수막에는 "공부하면 뭐하냐!? 5.18 유공자의 귀족생활", "본인+배우자+자녀들(양자까지) 국가고시, 임용고시, 과목당 5~10%가산점"이라는 내용이 적혔다. 일부 극우사이트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여과 없이 전시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으로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보훈대상별 현황을 보면, 10% 가산점을 받는 유가족 대상자는 전몰군경(3만6,553명), 순직 군경(1만7,128명), 순직공무원, 순국선열 순으로 많다. 5.18유공자 유가족은 183명에 불과하다.
대구중부경찰서에 확인한 결과, 이 같은 농성장과 현수막을 설치한 이들은 '박근혜 무죄 석방'을 촉구하는 '나라사랑연합회 대구본부'로 확인됐다. '친박단체'인 이들은 지난 4일부터 동성로 일대에서 비슷한 내용으로 집회를 열고, 지난 12일부터 현재까지 나흘간 동성로에 이 같은 현수막이 걸린 농성장 4동을 설치했다. 농성장에는 "박근혜 무죄석방", "5.18유공자 가산점 철회" 서명지도 있다. 하지만 대구중구청 허가 없이 농성장이 설치돼 중구청은 이들 단체에 이미 1차 계고장을 보내고 철거를 명령했다.
이와 관련해 지역 시민단체(세월호참사대구시민대책위원회, 5.18구속부상자회 대구경북지부, 전교조대구지부, 깨어있는대구시민들)는 "사과는 필요없다. 초강경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세월호대구대책위(상황실장 김선우)는 15일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혐의로 나라사랑연합회 대구본부 대표 김모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고발 후 친박단체 측은 이날 오후 세월호 현수막만 철거했다. 5.18 현수막은 오는 16일 오후 3시 자진철거키로 경찰에 알렸다. 그러면서 친박단체 측은 "농성장에 누가 걸어놓고 간 현수막"이라고 변명하며 시민단체에 사과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넘어가면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어 사과받지 않고 고발도 취하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김선우(43) 세월호대구대책위 상황실장은 "이미 거짓으로 판명난 주장을 지속적으로 퍼뜨려 피해자들에게 제2, 제3의 피해를 주고 있다"며 "용서가 아닌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상술(61) 5.18구속부상자회 대경지부 상임대표도 "아직도 5.18유공자 대해 폄하를 퍼뜨리는 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다신 이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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