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청와대가 제작해 유투브 등에 게재한 '친절한 청와대' 동영상을 통해 권역별 외상센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11월 귀순한 북한 병사를 치료한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 이국종 교수가 한국의 중증 외상센터의 열악한 실태를 지적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현재까지 총 28만 명의 관련 청원이 올라온 데 따른 조치다.
박능후 장관은 "2016년에 전주에서 두살배기 아이가 다쳤다. 그 아이를 인근 지역 병원에서 아무도 받지 않아서 아이는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는 사례를 언급하며 "중증 외상센터가 제대로 작동되어서 모든 국민이 외상으로부터 안전하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먼저 중증 외상 환자 치료와 관련한 의료 수가를 올리겠다고 했다. 그는 "중증 외상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시간에 발생하기 때문에 특정한 의사 인력들이 항상 24시간 대기하고 있어야 하고 고정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일반적인 수가를 가지고는 외상센터를 제대로 운영하기 힘든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역외상센터에 근무하는 의사 봉급도 올리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권역외상센터에서 지금 직면하는 큰 문제 중 하나는 인력 부족"이라며 "현재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좀 더 직접적인 혜택이 가도록 예산을 배분하겠다"고 말했다. 인력 확충을 위해서는 "외과 수련의들은 일정 기간 권역외상센터를 거쳐서 가도록 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응급 환자 이송체계 개선을 위해서는 이른바 '닥터 헬기'를 밤에도 운영하겠다고 했다. 소방 헬기의 경우는 권역 외상센터와 연계될 수 있도록 체계도 다듬겠다고 했다.
정부는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중증외상진료체계 개선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 따른 재원은 국회가 2017년 12월에 늘려준 중증외상센터 관련 예산안 증액분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앞서 국회는 중증외상 진료체계 구축과 관련한 예산을 정부 원안인 400억4000만 원보다 201억400만 원 늘려 2018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는 의사 인건비 지원을 339억4400만 원에서 407억3300만 원으로 늘렸다. 이는 의사 1명당 평균 연봉을 1억2000만 원에서 1억4400만 원으로 올릴 수 있는 돈이다. 외상센터 간호사 인건비는 124억3200만 원 늘어 간호사 인건비를 추가로 늘리거나, 간호 인력을 확충할 수 있게 됐다. 닥터헬기 예산은 10억8500만 원 늘어났다.
한편, 청와대가 20만 명이 넘은 국민청원에 답변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청와대는 청원자 수 20만 명을 넘은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 관리법'(전안법) 개정‧폐지 청원, 가상 화폐 규제 반대 청원 등에 대해서도 답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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