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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백지화' 기류 확산…박근혜는 어떻게?

격앙된 대구경북권 "내년 총선·대선 공약으로 올리자"

30일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발표를 앞두고 가덕도도 밀양도 아닌 '백지화설'이 급속도로 힘을 얻고 있다.

국토해양부로 부터 위촉 받은 27명의 입지평가단이 28일 부터 합숙에 들어가고 29일에 최종현지 실사를 거쳐 30일 최종발표가 날 예정이지만 이미 "밀양과 가덕도 모두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정부 안팎에서 파다하다.

청와대는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 대통령은 수 차례 걸쳐 "정치적으로 결정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기류를 접한 영남권에선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집토끼 노릇 그만하고 산토끼 될 수 도 있다"고 여권을 압박해온 대구 경북권이 한층 격앙된 분위기다. 대구가 지역구인 의원들은 28일 긴급 모임을 소집해놓고 있고 경북권도 마찬가지다.

'백지화'발표가 날 경우 30일부터 대규모 규탄 집회가 열린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부산권도 반발하긴 마찬가지지만 "차선책으로 김해공항 확장은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리는 등 대구경북권과는 분위기 차이가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포항출신으로 2004년부터 대구경북연구원장을 지냈던 홍철 전 국토연구원 원장이 최근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TK 위무용'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어쨌든 청와대와 정부는 상당히 어려운 입장에 처했다. 밀양이나 가덕도 중 어느 한 곳을 선택할 경우 탈락지역의 강력한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지만, '백지화'에 대한 반향이 그에 못 미칠 가능성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대선 공약 파기 논란이 재점화되는 것은 기본이고,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의 민심이반이 점쳐진다.

현 정부 지지율이 높은 영남권이 흔들릴 경우 이 대통령 임기 후반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

복잡하고 강한 정치적 효과 예상

또한 신공항 입지선정은 다각도로 정치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TK권에서 "이번에 신공항이 백지화되면 다음 총선, 대선 공약 추진 운동이라도 벌여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들리는 가운데 대구가 지역구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도 부담을 질 수 있다.

그간 유승민 의원 등 TK지역 친박 의원들은 '밀양 신공항'에 전력을 기울였지만 박 전 대표는 특유의 '말 아끼기'로 대응해왔다.

박 전 대표 입장에선 텃밭인 TK의 민심을 나몰라라 하긴 어렵지만, 대선을 바라보는 마당에 출신지역에만 '올인'하기도 난망한 노릇이다. 총선, 대선을 앞두고 PK(부산경남) 공략에 힘을 쏟는 민주당 등 야권도 이번 논란에 적극적으로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심드렁'한 수도권 민심, 지역 신공항 회의론에 불을 붙였던 <조선일보>등 보수 언론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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