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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요금 인하?…알고보니 '조삼모사'"

시민단체 "방통위 요금 방안, 통신사 이해관계만 고려"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외전화 요금과 이동통신 가입비를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통신 요금 인하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통신 요금을 둘러싼 공방은 쉽게 가라않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방통위의 인하 방안이 소비자의 눈을 속이는 '조삼모사'에 불과하다며 1인 시위 등을 통해 실질적인 요금 인하를 촉구하기로 했다.

방통위 "장기가입자 할인·시외 요금 폐지"…시민단체 "생색내기 불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통신 요금을 10% 정도 낮추겠다"며 이번 주 안으로 요금 인하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지난 18일에도 "내년 말까지 통신 요금을 20% 내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이 그 동안 시민단체들이 주장해 왔던 음성통화 요금의 일괄 인하보다는 선택 요금제 확대와 시외전화 요금 조정 등에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은 장기가입자에게 음성통화료를 최대 20%까지 할인해주는 약정 상품 도입, 무선 데이터 정액제 사용한도 확대, 이동통신 가입비 1만 원~1만5000원 인하, 유선전화의 시내·시외 단일요금 적용 등이다. 단말기 보조금을 줄이고 요금 할인 혜택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참여연대가 24일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실질적인 통신 요금 대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프레시안
참여연대는 23일 논평을 내고 "전형적인 '조삼모사' 식 대책"이라며 "신규가입자의 경우 단말기 보조금이 없어지고 요금 할인을 받으면 전체적인 요금 부담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또 "약정 할인 요금제 역시 가입자들을 자사 서비스 이용자로 묶어두려는 마케팅 수단으로 만든 새 요금제로 요금 인하 방안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시외통화 요금을 시내 통화 수준인 3분당 39원으로 조정하는 방안 역시 인터넷 전화가 보편화되면서 저절로 줄어들 요금을 가지고 생색을 내고 있는 것"이라며 "방통위의 이동통신 요금 인하 방안은 가입자인 국민들이 아니라 거대 통신사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24일과 25일 양일간 서울 세종로에 위치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월 기본료 폐지, 단문 메시지·음성 통화료 인하, 10초에서 1초로 과금 단위 개선 등 실질적인 통신 요금 인하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소비자 69.9% "통신 요금, 기본요금·통화요금 동시에 내려야"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도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동통신 요금 합리적 방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를 열고 10초 단위 과금 등 이통사들에 유리한 요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은기 사이버대학 교수는 "이동통신 사업자 간에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는 만큼 요금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소시모는 이 자리에서 이동통신 요금에 대한 소비자 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방통위의 인하 방안과는 달리 소비자들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요금 인하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소시모가 서울에 거주하는 20대부터 50대까지의 남녀 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벌인 결과 요금이 비싼 편이라고 응답한 이가 66.3%, 통신 요금 인하가 기본요금과 통화요금 모두 인하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69.9%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요금 인하 논란이 여러 차례의 세미나와 토론회를 통해 논의되었지만 소비자 단체와 방통위·이통사의 입장차만 확인할 뿐 접점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또한 다음 달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통신 요금이 주요한 이슈 중 하나로 다뤄질 예정이어서 방통위의 인하 방안이 발표돼도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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