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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조선소 방문, '북방 경제 구상'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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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조선소 방문, '북방 경제 구상' 의지

文대통령 "다시 조선강국 확신…구조조정과 혁신으로 위기 극복"

문재인 대통령은 새해 첫 현장 방문지로 경상남도 거제시에 있는 조선소의 쇄빙선 건조 현장을 선택했다. 위기에 빠진 조선업을 지원해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고, 러시아를 통해 남북 경제벨트를 조성한다는 '북방 경제 협력'에 힘을 싣기 위한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경상남도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쇄빙 LNG 선박 건조 현장을 둘러본 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과 오찬을 함께하며 조선산업을 살리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도 대동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수년간 우리 조선산업은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경험하고 있지만, 저는 이 힘든 시기만 잘 이겨낸다면 우리가 다시 조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문가들은 2-3년 후부터는 조선 경기가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우리가 강점이 있는 LNG 연료선과 LNG 운반선 등 친환경 고부가 가치 선박의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 불황기를 잘 견딜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조선사 수주와 관련한 지원 방침을 밝혔다. 쇄빙연구선, 밀수감시선 등 공공 선박의 발주를 늘리고, 노후 선박 교체 지원 보조금을 통해 민간 선사의 LNG 연료선 발주를 유도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해상 풍력단지를 조성해 해양플랜트 수요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위한 '조선업 혁신 성장 방안'을 1/4분기 중에 마련하여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친환경, 자율 운항 기술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 쇄빙 LNG 선박 건조현장에 승선해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으로 부터 쇄빙 LNG 선박 모형을 선물받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문 대통령은 조선사들의 수주는 돕겠지만, 노동자에 대한 구조조정을 막지는 않을 뜻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조선업 종사자들을 향해 "여러분께서도 힘들고 어렵지만, 구조조정과 혁신을 통해 이 위기를 함께 극복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실직하는 당사자는 주로 비정규직 노동자다.

조선업의 실업 문제는 심각한 실정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7년 11월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조선업을 포함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의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1년 만에 4만2100명 줄었다. 해고자들 가운데 58.4%인 2만5000명이 30대 이하 청년층이다. 구조조정으로 실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대부분이 30대 이하 청년층에 집중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문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로부터 수주받은 조선소 현장에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대동한 것도 눈길을 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러시아로부터 세계 최초의 쇄빙 LNG 운반선인 야말(Yamal) 수송선 15척을 수주한 바 있다. 정부는 이 가운데 1호선이 세계 최초로 '북극항로' 상업 운항에 성공했다는 점을 눈여겨 보고 있다. 이는 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 구상과도 연결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러시아와 한국 사이에 9개의 다리(9-Bridges)를 놓는 전략을 제안한 바 있다. 9개의 다리 사업이란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등이다. 러시아와 경제 협력을 매개로 남북한 경제 협력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2월에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은 한반도의 평화를 알리는 나팔이 될 것"이라며 "얼음을 뚫고 길을 내는 쇄빙선처럼 위기를 뚫고 평화로 가는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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