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경준 기획입국설 편지, MB 가족ㆍ측근이 시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김경준 기획입국설 편지, MB 가족ㆍ측근이 시켜"

편지 작성 자처하는 신명 씨 "형, 감형 약속 받았는데"

상하이 스캔들과 故 장자연 씨 편지 파동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가운데 지난 2007년 대선을 뜨겁게 달궜던 BBK 의혹이 재점화되고 있다.

다른 모든 신문들이 1면 머릿기사로 상하이스캔들을 보도한 9일, 지난 대선 직전 BBK 핵심인물인 김경준 씨가 당시 여권의 회유로 기획입국했다는 증거로 쓰였던 편지가 조작됐다는 기사를 1면 톱에 배치한 <세계일보>는 10일에도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경향신문>, <한겨레신문>도 이날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경쟁에 합류했다.

지난 2007년 대선 직전인 그해 12월 13일 한나라당은 김경준 씨의 기획입국설을 주장했다. 당시 클린정치위원장으로 BBK논란 방어의 총책임자격이었던 홍준표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나와 "김경준 씨 기획입국이 진행됐다고 본다"며 "(김 씨와 미국에서 함께 수감됐던) A씨가 먼저 국내에 들어와 이명박 후보에게 생채기 내는 역할을 하고 그 다음에 김경준이 들어오도록 기획입국이 시도됐다"고 말했다.

홍 의원이 말한 A씨란 미국 교도소에서 김 씨와 함께 수감생활을 한 신경화 씨로, 그는 당시 김경준 씨보다 한 달 앞서 국내로 송환돼 대전구치소에 수감된 상황이었다.

같은 날 신 씨가 김 씨에게 보냈다는 편지가 언론에 공개됐다. '나의 동지 경준에게'라는 제목의 편지에는 "이 곳에 와 보니, 자네와 많이 고민하고 의논했던 일들이 확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네.…자네가 '큰 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고...신중하게 판단하여 가지고 나오는 보따리도 불필요한 것들을 다 버리고 오길 바라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김경준 씨의 입국을 '큰 집', 청와대 측이 기획한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편지였던 것.

하지만 편지 작성자의 친동생인 신명 씨는 형이 아니라 자신이 이 편지를 쓴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신 씨는 여러 언론과 인터뷰에서 "형이 보낸 것으로 알려진 편지는 사실 내가 작성한 것"이라며 "(편지 조작을 제안한 것은) MB(이명박 대통령) 가족이다. 직접 내가 본 적은 없지만 사건을 진두지휘했다. 중간에 두 사람이 더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친이 핵심 A의원과 현직 고위관료 B 씨가 기획입국설 유포에 개입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질문에 "다 맞지만, 내가 얘기할 입장은 못 된다"며 "대통령 임기가 2년이 아니고 1년만 남았어도 지금 청문회 하는 데 가서 떠들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형을 살려보겠다고 나선 일이었는데 교묘히 이용만 당한 것 같다"며 "왜 (형을 감형 시키거나 출소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물으면 '너희 형 10년 선고받을 것 5년 받게 해줬는데 뭔 말이 많으냐'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신 씨는 '작성할 편지 내용' '첫 편지 작성 후 검찰조사 대처법' 등을 지시한 문건 5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편지가 공개된 후 검찰은 '기획입국설' 내사에 착수했고 한나라당 측은 이를 당시 이명박 후보 결백의 주요한 증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검찰은 2008년 6월 "기획입국설은 실체가 없다"며 내사종결 처분했다. 한나라당의 주장 이후 6개월 만인 셈이다.

또한 이 편지는 지난 해 11월 환부공고를 통해 검찰이 신 씨 측에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 측에 힘을 실어주는 김경준 씨의 누나 에리카 김의 최근 귀국에 대해 오히려 '기획 입국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폭로는 적잖은 파문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입국설 편지 강요설'을 주장한 신 모 씨는 "2012년 총선, 늦어도 대선 전에 전모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한편 한 정치평론가는 "현직 대통령의 치부가 임기 종료 후가 아니라 임기 중후반 부터 터져나오는 것은 아주 독특한 현상"이라면서 "레임덕의 징후로 보이지만 '털고가기'의 측면도 있을 수 있다"고 평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