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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록 수준 '다운계약서'…양건 "난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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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록 수준 '다운계약서'…양건 "난 피해자"?

감사원장 후보자 "집사람 혼자 했다"…등떠밀려 '유감 표명'

양건 감사원장 후보자의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양 후보자의 배우자가 지난 2004년 매입한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흥업리 소재 임야 867㎡에 대한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공개했다.

그 동안 양건 감사원장은 "은퇴 후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산 땅으로, 매입가격은 7800만 원이었다"라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김진애 의원이 공개한 계약서의 가격은 150만 원, 매도인은 '주식회사 로드매니저', 매수인은 양 후보자의 배우자인 이모 씨로 명시돼 있었다. 김 의원은 "계약서에 나타난 거래금액 150만 원은 당시 공시지가인 ㎡당 3060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가격"이라며 "후보자가 설명한 7800만 원과 비교해 보면 불과 50분의 1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다운계약서 중에서도 신기록" vs "나는 기획부동산 피해자"

김 의원은 "배우자의 도장도 찍혀 있는데, 이게 다운 계약서가 아니면 뭐냐"라며 이같이 따져물었다.

김 의원은 "매입한 토지는 당시에도 개발 기대심리로 투기가 집중된 지역"이라며 "후보자가 땅을 매입한 후 한달 만에 원주시는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시범지구로 선정됐는데, 좋은 말로 기획투자이지, 사실은 기획투기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같은 당 노영민 의원은 "실거래가격과 계약서 상의 가격 차이가 50분의 1이라면 다운계약서 중에서도 신기록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양건 후보자는 "계약서는 당시 관행대로 부동산 업자가 신고했고 나와 집사람은 피해자라고 생각한다"라며 "또 (다운계약서가) 당시로선 법령 위반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피해갔다.

여권에서도 쓴 소리가 나왔다. 한나라당 손범규 의원은 "다운계약서를 업자가 작성했고, 당시에는 법령 위반도 아니었다는 것은 알겠다"면서도 "하지만 보다 후보자가 철저하게 관리했다면 오늘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도의적으로 국민에게 사과를 할 생각은 없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양 후보자는 "집사람과 은퇴 후에 강원도쯤에 땅을 사서 집짓고 살자는 이야기는 했지만, 구체적으로 그 땅을 산 것은 집사람 혼자 한 일이고 매매가 이뤄질 때 나는 그것을 몰랐다"라며 "나중에 들었다"라고 답했다.

손 의원이 재차 "모든 것을 다 떠나서 결과적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툭 털어버리는 게 어떻겠느냐"라고 촉구하자 양 후보자는 "논란의 소지를 제공했다는 점을 유념하겠다,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일종의 '떠밀린 사과'인 셈이다.

다른 한나라당 의원들은 "다른 공식 후보자에 비해 재산문제 등에 있어 비교적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권선동 의원)", "강원도 땅 문제는 기획부동산 업자에게 후보자 부인이 속았던 것으로 이해되고, 도덕성 부분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김용태 의원)"며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 양건 감사원장 후보자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이재오 자리 만들려고 사퇴했나" vs "사실 아니다"

도덕성 문제 외에도 양건 후보자가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9년 임기를 1년7개월 앞두고 자진 사퇴한 대목이 주로 도마에 올랐다. 사퇴 직후 권익위원장에 내정된 이재오 특임장관을 위해 자리를 만들어 준 게 아니냐는 게 야당의 시각이다. 이는 감사원의 독립성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당시 퇴임하면서 후보자는 '이 정부의 쇄신에 일조하겠다'라는 언급을 했는데 그렇다면 스스로를 쇄신 대상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냐"라며 "사실상 이재오 후임 위원장을 위한 자리 만들기가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도 "권익위원장 임기도 지키지 못한 후보자가 감사원장 임기를 지킨다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라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서 양 위원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시 사퇴는 개인적인 판단이었다"라고 답했다.

또 양 위원장은 "이재오 장관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는데, 사퇴 당시 후임자가 누구인지 나는 전혀 알수 없었다"라고 거듭 해명하면서 "감사원장에 취임한다면 끝까지 임기를 지키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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