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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의 '엄기영-정운찬-김태호' 구상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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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의 '엄기영-정운찬-김태호' 구상 성공할까?

[전망]개인 '희생'요구도 난망…'삐끗'하면 당청갈등

엄기영 전 MBC 사장의 한나라당 입당 및 강원도지사 출마선언으로 인해 4..27 재보궐선거 분위기가 슬슬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강원도 지사 자리를 제외한 여타 지역에서는 여야의 후보군조차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상대 카드를 보고 우리 카드를 확정짓겠다는 눈치작전이 횡행하고 각 진영 내에서 교통정리를 할 수 있는 역량 부족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물가 급등 등 민생대란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에 직면해 있는 청와대도 이번 재보선에 공을 들이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지만 뜻대로 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선거 결과는 차치하고라도, 공천과 구도를 청와대가 좌지우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한나라당의 반발이 만만찮다. 만약 이 과정에서 잡음이 커질 경우, '정동기 파문' 이후 잠재해 있는 당청갈등 재연은 물론 레임덕 가속화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재오와 대통령 특보가 정운찬 만나 분당 출마 타진"

▲ 지난 해 2월 MBC를 떠나기전 이근행 당시 노조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는 엄기영 전 MBC사장ⓒPD저널

3일 <조선일보>는 정치부 정당팀장 기명칼럼을 통해 "요즘 당에서 제일 큰 문제가 무엇이냐고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물어보니 4·27 재보선 공천을 청와대에서 좌우하는 것부터 문제라고들 했다"고 전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이 신문의 첫 청와대 출입기자였던 이 팀장은 "지난달 초 정운찬 전 총리가 미주(美洲)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만난 사람이 이재오 특임장관과 대통령 특보 Z씨다. 이들은 정 전 총리에게 '분당을에 출마하는 것이 어떠냐'는 대통령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에 가 있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게도 김해을 출마 제의가 속달(速達)됐다. 역시 '대통령의 뜻'이었다"면서 "강원지사 후보로는 일찌감치 엄기영 전 MBC 사장 카드가 청와대의 낙점을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언은 공공연한 사실에 가깝다. 한나라당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도 "정운찬 전 총리는 청와대가 밀고 있다"는 말이 나온지 오래다. 엄기영 전 사장 역시 청와대, 이재오 특임장관 지원설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엄 전 사장이 지난 해 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지원 민간단체 협의회'를 출범시킬 때 이재오 특임장관이 직접 참석해 축사를 한 바 있다.

중국에 머물고 있던 김태호 전 총리에게도 직간접적 메신저들의 압박이 대단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중 엄 전 사장은 이미 출마선언을 했고 김태호 전 총리도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이 불출마 선언을 한 이후 출마 쪽으로 기울어졌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하지만 정운찬 전 총리는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김태호, 거창 버리고 김해 가기엔 명분도 실익도 부족

엄 전 사장의 강원도 출마야 확정된 것이지만, 나머지 지역은 사정이 다르다. 임기가 3년 이상 남은 도지사 선거와 1년 짜리 국회의원 선거가 같을 수 없다. 여권 내 교통정리와 구도 정립도 불투명하다는 이야기다.

김태호 전 지사의 경우 경남지사를 지내긴 했지만 거창에서 도의원과 군수를 거쳤다. 거창은 전북 장수, 진안과 맞닿아 있는 경남의 서쪽 끝이고 김해는 동쪽 끝이다. 서부 경남과 동부 경남은 사투리도 다르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재작년에 '타향'인 경남 양산에 출마해 국회로 재입성한 전례가 있지만 일흔이 넘은 박 의장과 갓 쉰인 김 전 지사의 사정이 같을 수 없다. 멀리 봐야 하는 김 전 지사 입장에서는 고향이자 정치적 터전인 거창 쪽의 밭을 가는 것이 훨씬 낫다.

김해을에 출마했을 경우에도 "내년(2012년) 총선에도 여기 출마할 것인가"는 곤혹스러운 질문을 피할 길 없다. 이번 재보선을 돌파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첩첩산중이다. 내년 총선에서는 야당은 봉하마을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이 안장된 '성지(聖地)'인 김해을을 탈환하기 위해 총공세를 펼칠 것이 뻔하다.

이밖에 경남이긴 하지만 부산과 가까운 김해에선 밀양 대신 가덕도 신공항에 동의하는 민심이 더 큰 것 등 세세한 난제들도 적지 않다.

'1년 짜리 금배지'에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보은'을 감안하더라도 져야할 부담이 너무 커보인다.

'이익공유제'꽂힌 정운찬, '만만한 카드'노릇에 만족할까?

분당을 상황이 복잡한 것도 마찬가지다. 출마 여부에 대해 가타부타 말이 없는 정운찬 전 총리는 동반성장위원장직에 강한 애착을 갖고 '이익공유제'를 설파하고 있다. 대기업이 이윤 목표를 초과달성할 경우 그 일부를 협력업체에 제공하자는 이 방안에 대해 여권은 별무반응이다. '한나라당 좌파'를 자임하는 홍준표 최고위원 정도가 "급진좌파적 주장"이라면서 날을 세우고 있다. 홍 최고위원은 정 전 총리의 분당을 출마에도 반대의사를 분명히 한 바 있다.

청와대도 이에 대해선 떨떠름한 모습이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익공유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계의 인사로 구성된 민간기구인 동반성장위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이라면서 "현재 청와대에서 논의한 적은 없고, 아직 입장을 말할 단계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여권 인사는 "이익공유제가 논쟁적인 것은 맞는데, 청와대가 정말 정 전 총리를 밀겠다면 힘을 확 실어주던지 그것도 아니면 '면'을 세울 수 있게 실현가능한 방안이 도리 수 있도록 사전 조율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당을이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지역구라는 사실은 상황은 더 복잡하게 만든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분당을에서 당선될 만한 중량감을 갖춘 동시에 장기적으로 임 실장의 정치적 기반을 위협하지 않는 인사를 골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운찬 카드가 떠오른 것. 하지만 정 전 총리가 이같은 카드 노릇에 선선히 응할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강재섭 전 대표, 박계동 전 의원 등도 이미 한참 전에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표밭을 갈고 있다. 강 전 대표의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한다는 기세다.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 이방호 현 지방분권위원장이 경남지사직에 도전했을 때야 주저앉힐 힘이 충분했지만 강 전 대표에게도 '압력'이 먹힐 지는 미지수다. 여러모로 상황이 꼬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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