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강원도를 통해 우리나라 정치를 바로잡도록 해 보겠다"며 "권력이 더 이상 지배하고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국민을 그야말로 주인으로 모시는 정치를 몸으로 실천해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표면적으로는 아직 민주당의 최문순 후보 공천이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민주당에서는 최문순 의원 외에도 조일현 전 의원이 출마 결심을 굳히는 등 경쟁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조 전 의원 외에도 이근식 강원도 부지사와 김대유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출마 가능성도 여전히 거론된다.
최 의원 본인도 "내가 출마 결심을 한 것일 뿐 다른 후보들과 경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최 의원의 기자회견에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천정배 최고위원 등이 대거 참석해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최문순 만이 강원도를 살릴 수 있고 최문순 만이 이광재 지사를 찾아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27 재보선에 출마할 경우 임기가 1년 남은 현역 의원 뱃지를 포기해야 하고 여러 가지 부담감으로 출마를 고사하는 최 의원을 직접 설득한 사람도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였다.
최문순 "승리로 보답"
▲ 최문순 의원이 강원도지사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최 의원은 "이제 강원도는 더 이상 정치적 변방이 아니"라며 "온 나라가 강원도의 정치적 선택을 지켜보고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강원도민이 앞장서서 정의와 진실을 지켜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기필코 그렇데 되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최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으로 주어진 임무를 다하지 못한 채로 선거에 나서게 되어 미련도 남고 회한도 남는다"며 "주제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지만 국민 여러분께, 언론인들께, 또 그동안 지켜주신 민주당에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직접 나서 최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박 원내대표는 "최문순 의원의 능력은 지난 3년간 의정 활동을 통해 모두가 알고 있다"며 "최 의원이 후보로 확정되면 당력을 집중해 강원도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차라리 한승수가 상대 되는 것이 낫다…엄기영 민주당 오면 양보할 생각도"
전날 출마 결심을 굳히고 공식 발표까지 했지만 최 의원은 여전히 부담감을 감추지 않았다. 불투명한 선거 결과에 대한 부담이 아니라 엄기영 전 문화방송(MBC) 사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나와 전직 MBC 사장 간 대결이 될 가능성에 대한 부담이었다. 최 의원이 여러 차례 출마를 고사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최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MBC 후배들이 지금 파업을 검토 중이고 2명은 해고 상태에 놓여 있는데 전직 사장들이 선거에서 맞붙어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여전히 부담스럽다"며 "엄기영 전 사장이 민주당으로 들어온다면 후보 자리를 양보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내 입장에서는 차라리 한승수 전 총리가 한나라당 후보로 나오는 것이 더 좋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과 엄 전 사장은 같은 춘천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이면서 동시에 MBC 사장 경력을 함께 가지고 있다. 최 의원이 엄 전 사장의 고교 5년 후배이지만 MBC 사장은 3년 먼저 했다.
엄 사장과의 대결에 대한 부담감은 토로했지만 선거 승리는 자신하는 모습이었다. 최 의원은 "강원도 분위기가 이 정부 들어 많이 달라졌다"며 "남북관계 악화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고 구제역 피해도 심각한 만큼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의원은 이날 바로 춘천으로 주민등록을 옮길 예정이다. 오후 2시에는 민주당 강원도당 사무실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다시 갖는다.
현역 비례대표 의원인 최 의원은 민주당 후보로 최종 확정되면 정식 후보 등록을 하기 전인 4월 11일까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최 의원은 이미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반발해 한 차례 의원직을 내놓고 '거리 정치'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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