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시한폭탄' 한상률 귀국, 왜 이 시점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시한폭탄' 한상률 귀국, 왜 이 시점에?

검찰, 28일 소환할 듯…'그림 로비', '박연차 게이트' 다시 주목

이명박 정부의 '시한 폭탄'으로 불리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24일 새벽, 도미(逃美) 2년 만에 귀국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을 오는 28일 소환해 이른바 '학동마을 사건' 관련 그림 로비 의혹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한 전 청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의 수사를 앞두고 지난 2009년 3월 돌연 미국으로 출국했었다. 그해 1월 한 전 청장은 그림 로비 의혹이 제기된지 4일만에 국세청장 자리에서 물러나 '실제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그림 로비 사건'은 전군표 전 국세청장이 지난 2007년 당시 국세청 차장이었던 한 전 청장으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시가 4000~5000만원(가인 갤러리 홍혜경 대표 주장)이 넘는 그림인 '학동마을'을 받았다는 의혹을 말한다. 가인갤러리 홍혜경 대표의 남편이 그림 판매 압력 행사 등으로 구속된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이다. 홍 대표는 한 전 청장이 이 그림을 인사청탁용으로 전군표 전 청장에게 건넸다고 폭로했었다.

한 전 청장은 '학동마을' 외에 4점을 그림도 같이 구입해 이명박 정부의 실세들에게 건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국세청장 취임 후에도 한 전 청장은 2008년 말 경주의 한 골프장에서 이상득 의원 등 현 여권 실세들에게 골프 접대를 해 물의를 빚었다. 대구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손위 동서와 저녁 회식을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었다.

MB정부 '핵폭탄' 박연차 사건, 다시 주목받나?

이처럼 여권 실세와 돈독한 사이라는 정황들을 보여줬던 한 전 청장의 귀국이 주목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한 전 청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을 야기한 '박연차 사건'의 '키맨(Key Man)'이기 때문이다.

▲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지난 2009년 11월 25일(현지시간) 뉴욕주 올바니 뉴욕주립대(SUNY) 공공행정 정책학과 건물내 연구실에서 뉴욕특파원들과 만나 '인사청탁 로비' 등 각종 의혹에 대해 "끝도 없는 진실 왜곡"이라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그는 "적당한 시기가 되면 조목 조목 해명도 하고 반박도 하고, 필요하다면 그림 로비설을 포함해 내 인격과 국세청의 명예를 손상시킨데 대한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하고 "현재로서는 귀국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었다. ⓒ뉴시스

한 전 청장은 박연차 씨가 회장으로 있던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국세청의 중수부'인 조사 4국에 배당했다. 재계 순위 당시 620위의 회사에 대한 세무조사 치고는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왔다. 결국 박연차 씨는 구속됐고,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와 관련된 여야 정치인들 이름이 줄줄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2009년 4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한 전 청장에게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지시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한 전 청장이 정권 실세에게 '그림 로비'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뒤 청장 직을 내놓고, 미국으로 도피한 후에 나온 발언이었다.

당시 박 원내대표는 "(국세청이) 입수한 박 회장 여비서의 다이어리에는 이명박 대통령 측에 건너간 자금 리스트가 있는데, 이것을 한 청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를 했다"며 "검찰에 넘겨 준 리스트에는 이명박 대통령 대선자금이 삭제돼 있으며, 당시 민정수석이 국세청장에게 (자신을) 경유하지 않고 직보한 것에 대해 꾸짖은 것도 있다"고 주장했었다.

왜 이 시점에 귀국?

한 전 청장이 돌연 귀국한데다, 조만간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어 결국 관심은 "왜 하필 이 점에 귀국을 했느냐"는 데 쏠리고 있다. 그동안 한 전 청장은 미국 현지에서 "귀국 의사가 없다"는 말을 수차례 한 것으로 알려져 왔기 때문이다.

한 전 청장의 '입'은 핵폭탄으로도 불린다. 검찰이 사실상 중단했던 그림 로비 사건을 재개할 경우 정치권에도 불똥이 튈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검찰과 법무부, 그리고 검찰과 청와대의 사이가 삐걱대는 시점에서 한 전 청장의 귀국에 여론의 관심이 모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이상득 의원을 정면으로 겨냥해 비난한 것 역시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