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불거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주성영 전 한나라당 의원과 주 전 의원에게 내용을 제보한 당사자로 알려진 국민의당 박주원 최고위원의 주장이 180도 엇갈리고 있다.
주 전 의원은 11일 보도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최고위원이 DJ 비자금 사건 제보자로 언론에 공개된 후 여러 차례 나한테 전화를 걸어와 자기의 진술에 맞춰 이야기를 해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제보를 부인하고 있는 박 최고위원이 자신의 주장에 도움이 되도록 '입을 맞춰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것이다.
주 전 의원은 그러나 "내가 '검찰에 기록이 다 있는데 어떻게 부인하느냐. 나는 언론과 접촉을 안 할 테니 당신이 알아서 하라'고 했다"고 박 최고위원의 부탁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 최고위원이 2006년 DJ 비자금 제보를 하겠다며 찾아왔고 이후 그의 사무실에 가서 100억 원짜리 CD를 받아왔다"면서 "이제 와서 모른다고 발뺌하는 것도 모자라 가짜뉴스라고 하면 되겠느냐"고 박 최고위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반면,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 최고위원은 주 전 의원의 주장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엊그제 주 전 의원과 통화했고 녹음도 했다. 터무니없는 사건이라고 본인 입으로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 전 의원에게도 무슨 사연이 있을 것"이라면서 "(주 의원은) '지금 아주 옛날 일을 갖고 거는데, 자기들 입맛에 맞게 조작했다'고 하더라. '명예훼손 사건 당시에는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검찰과 딜을 했다'고 얘기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 전 의원이 DJ 비자금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제보자에 대한 모종의 거래를 했을 것이라는 게 박 최고위원의 주장이다.
그는 최근 비자금 제보자 의혹이 불거진 배경에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주장하고 있는 자신에 대해 이용주 의원 및 호남계가 음모를 꾸민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박 최고위원은 "보도 당일날 당 연석회의에 참석 못 했는데 호남 의원들이 중심이 되어 저에게 소명 절차 한 번 주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이 비상징계를 내리기로 했다"며 "현장에 있던 모 의원이 어떤 자료를 가지고 설명을 하면서 강력히 징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 강력히 징계를 주장한 '모 의원'으로 이용주 의원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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