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비준안, 2월 국회에서 처리되나

한나라 강행 가능성 높아…대신 친수구역특별법 등 상정키로

여야가 한-EU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2월 국회내에 처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15일 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관련 합의문을 발표하며 "한-EU FTA 비준동의안을 해당 상임위(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우선 상정해 토론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처음에 한미FTA와 함께 논의하자고 반대했지만, 우리 측에서는 '한미FTA 언제 될지도 모르는데, 한-EU FTA 비준안 먼저 처리해야 한다. 이를 받지 않으면 협상할 수 없다고 해 관철시켰다"고 말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이어 "민주당 쪽에서도 사실상 한-EU FTA 비준안 처리를 해주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논의할 수 있다고 했지 처리는 할 수 없다. 절대 처리 불가"라고 받아쳤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례들에 비춰보면 민주당이 상정에 합의해준 이상 한나라당은 언제든지 이를 강행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민주당이 통크게 양보안을 내 놓은 것이다. 민주당은 다만 한-EU FTA 비준안 대신 지난해 12월 8일 한나라당이 날치기 처리했던, 이른바 '5대 악법' 재논의를 요구했고, 한나라당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여야가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한 '민주당 요구 수정 폐지 법안'은 4대강 사업 난개발 우려가 있는 친수구역특별법, 서울대학교 법인화법, LH공사 부실 보전 관련법, 국제비즈니스벨트 조성법, 과학기술기본법 등이다.

민주당은 이를 '성과'로 주장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상정 및 재논의한다는 것과 법을 개정한다는 것은 완전히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어서 민주당이 요구가 관철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물론 일각에서는 "날치기 처리하느라 급하게 수정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도 한나라당이 공감하고 있는만큼 일부는 수정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야는 오는 18일 2시 본회의를 시작으로 3월 12일까지 국회를 열기로 했다.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 대법관 후보 인사청문회를 한 뒤 4일간 정치, 통일외교, 경제, 교육사회 분야 대정부질문을 한다.

여야는 또 2월 중에 정치개혁특위, 연금제도개선특위, 민생대책특위, 공항·발전소·액화천연가스주변대책특위, 남북관계발전특위를 구성하기로 했고, 3월 중에는 직권상정제한 및 국회 폭력 방지 법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